올 여름 성수기 대작으로 편성된 영화 ‘공작’(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사나이픽처스)의 각본·연출을 맡은 윤종빈 감독이 작품을 기획한 의도부터 개봉을 앞둔 소감까지 모든 이야기를 털어놨다.
윤종빈 감독은 2일 오후 생방송된 YTN ‘뉴스 인’에 출연해 “원래 ‘공작’의 제목을 흑금성이라고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흑금성으로 하면 前 정권에서 이 영화를 못 만들게 하거나 방해를 할까봐 ‘공작’으로 가제를 붙여놨었다. 이렇게 계속 부르다보니 익숙해져서 그냥 ‘공작’으로 그대로 하게 됐다. 이대로 정한 게 더 나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흑금성 사건은 지난 19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당시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주도한 이른바 '북풍 공작'이다. 흑금성은 안기부가 아자커뮤니케이션측에 전무로 위장취업 시킨 박채서 씨의 암호명으로, 안기부는 그를 통해 대북사업과 관련한 공작을 시도했었다고 한다.

이어 윤종김 감독은 “우리나라에도 이런 스파이가 있었다는 것에 놀랐다. 그가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에 개입했다는 것이 너무 흥미로웠다”고 실화를 영화화한 계기를 전했다.

영화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 박석영(황정민 분)이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구강 액션 첩보극이다. 이달 8일 개봉할 예정이다.
‘구강 액션’이라는 신 장르에 대해 윤 감독은 “(첩보물임에도) 영화에 액션이 없지만 제가 인물들의 대화 속에 긴장감이 있다고 표현했는데, 황정민 선배가 그럼 ‘구강 액션이네’라고 하셔서 이렇게 부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감독은 ‘가장 힘들었던 점이 무엇이느냐’는 앵커의 물음에 “평양에 갈 수 없으니 그 부분이 많이 힘들었다”면서 “그래서 CG도 많이 썼다. 연변 시내가 평양과 되게 비슷하다. 거기서 촬영해 합성했고, 세트장에서 촬영하기도 했다. 향후 좀 더 남북관계가 좋아져서 북한에 촬영을 하러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윤 감독은 어제(1일) 개봉한 ‘신과 함께2-인과 연’(감독 김용화)이 첫 날 124만 관객을 동원한 것에 대해 “주연 하정우 배우와 김용화 감독님과 (중앙대)학교 동문이고 친하다. 서로의 영화 시사회에 가서 덕담도 나눴다. 같이 윈-윈하자는 생각이다. 그래서 ‘신과 함께’ 하는 ‘공작’으로 가자고 말했다(웃음)"고 전했다.

이에 앵커가 ‘신과 함께의 기록에 도전해보실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만만하지 않다”고 웃으며 겸손하게 답했다.
흑금성 박채서 씨를 직접 취재한 윤 감독은 “영화의 이야기를 알게 돼 수소문을 해봤더니 감독에 수감 중이시더라. 면회를 가려고 했는데 ‘영화감독이 면회를 오면 국정원에 보고가 들어간다’고 해서 영화사 직원을 보냈다. 영화를 위해선 나와있던 자료가 부족했고, 그 분이 책 3권 정도 분량의 수기를 써주셔서 그것을 토대로 시나리오를 썼다"고 밝혔다.
윤종빈 감독은 "더위에 지치신 모든 분들이 봤으면 좋겠다. 영화에 쫄깃쫄깃한 긴장감이 있다"면서 "요즘 날씨가 너무 더우니까 시원한 극장에 오셔서 보시면 시원하실 것이다(웃음)"라고 전했다.
윤 감독은 이효리가 특별출연한 것에 대해 “제주도에서 쉬고 계시는데 어떻게 연락을 할까 걱정했다. 부탁을 했는데, 이효리 씨가 처음엔 거절을 하셨다. 본인이 본인을 맡는 역할이라 부담이 되셨나보더라"며 "그래서 제가 자필로 손편지를 썼다. 이효리 씨가 이 영화에 나와야 하는 이유를 써서 보냈더니 흔쾌히 출연하겠다고 하시더라.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뉴스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