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화유기’ 스태프 추락사고가 있은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또 사고가 발생했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의 한 스태프가 갑자기 사망한 것. 추락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재발 방지 차원의 대책들을 요구하는 기자회견까지 열었지만 또 다시 끔찍한 사고가 벌어졌다.
2일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의 B팀 카메라 담당 스태프 A씨가 지난 1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스태프는 30살의 남성으로 지난 30일과 31일 촬영이 없었는데 그 다음 날인 1일 갑작스럽게 사망한 것.
SBS 측은 2일 OSEN에 “경찰의 사망 원인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스태프의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과로와 최근 계속되는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는 상황. 하지만 일각에서는 앞의 두 가지 이유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간 드라마 제작 현장 환경이 열악하다는 건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과로와 온열질환이 사망의 원인일 것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측은 이날 “방송사는 제작 현장의 장시간 노동 개선 대책을 즉각 발표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언론노조 측은 드라마 현장의 악명 높은 장시간 노동 문제를 의심한다고 밝히며 “방송 제작 환경 개선을 위해 방송사와 고용노동부가 즉각적으로 나서 대책을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방송사는 외주제작사의 노동 실태를 파악하고, 제작현장 근로자 보호를 위해 폭염 등 무리한 야외 노동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고 감독해야 한다. 또한 미온적인 노동시간 단축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 자사와 외주사 모두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방송 제작 환경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지마라. 지금 이 시간에도 폭염 속에서 드라마 제작 현장 노동자들이 절규하고 있다”며 방송가 근로 체계를 규탄했다.
갑작스러운 스태프 사망, 여론의 비난, 언론노조가 성명을 발표한 가운데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제작진은 당장 다음 주 방송 때문에 촬영을 중단하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제작진은 이날 오후 촬영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SBS 한 관계자는 OSEN에 “촬영 취소를 막 결정했다. 단체로 사망 스태프의 빈소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화유기’ 스태프가 촬영 준비 중 추락해 논란이 불거진 지 8개월 후 또 한 번 스태프 사망이라는 비극이 벌어져 안타까움과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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