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김학범, AG 사상 첫 2연패 준비는 '여우'처럼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8.03 05: 30

아시안게임 사상 첫 2연패에 도전하는 김학범(58)은 호랑이 감독으로 유명하지만 아시안게임 준비는 여우처럼 하고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23세 이하)은 지난달 31일 오후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담금질에 돌입했다. 대표팀은 오는 7일까지 파주와 고양을 오가며 구슬땀을 흘린다. 일주일 정도 호흡을 맞춘 뒤 8일 오후 결전지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향한다.
비상식적인 일정을 극복하고 밀집수비를 뚫어내느냐에 김학범호의 금메달 프로젝트 성패가 달려 있다. 한국은 9일간 조별리그 4경기의 강행군을 치른다. 내달 12일 바레인과 1차전을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UAE, 15일), 말레이시아(17일), 키르기스스탄(20일)을 차례로 상대한다. 무더운 날씨에 살인적인 일정, 상대의 밀집수비를 이겨내야 한다.

주최측의 실수로 조추첨이 다시 진행되면서 일정이 꼬였다. 한국이 속한 E조와 개최국 인도네시아가 포함된 A조만 5개국으로 편성됐다. B, C, D, F 등 4개조는 4개국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이라크의 불참 가능성이 뒤늦게 제기되면서 C조는 3개국이 경쟁할 수도 있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이다. 
최대 21일 동안 8경기를 치러야 하는 김학범호는 결전지 입성 전 실속은 챙기면서 체력을 비축하고 있다. 한낮 불볕더위 시간대를 피해 오후 6시부터 발을 맞추고 있다. 2~3일엔 고양종합운동장으로 훈련장소를 옮겼다. 휴식일인 5일을 제외하고 4일부터 6~7일까지는 파주스타디움서 훈련한다.
적잖은 시간을 이동해 훈련장소를 옮긴 까닭은 현지 적응을 위해서다. 김학범 감독은 "조별리그가 열리는 반둥의 경기장은 파주스타디움과 비슷한 환경이다. 16강, 8강 경기장은 고양종합운동장처럼 지붕이 있는 육상 트랙이다. 축구전용경기장과 거리감에서 차이가 있다"며 "현지 적응을 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시안게임 사상 첫 2연패에 도전하는 김학범 감독의 눈은 이미 자카르타로 향해 있다. 대표팀은 2일 오후 6시부터 1시간 20여 분 동안 땀방울을 쏟았다. 훈련 말미 승부차기 연습까지 했을 정도로 세밀함을 보였다. 중경고와 합동훈련이 주를 이뤘다. 플랜A로 천명한 공격적 스리백을 중점적으로 가다듬었다. 조별리그서 밀집수비로 나올 키르기즈스탄과 같은 팀을 가상 상대한 훈련으로 보였다. 대표팀은 앞으로도 대학 팀들을 두 차례 초청해 밀집수비를 깨고 역습을 막는 조직력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공격 훈련이 끝나자 파이브백과 미드필더들의 수비 훈련도 이어졌다. 대표팀은 중경고 후배들보다 적은 인원으로 수비 훈련을 반복했다. 김학범 감독과 이민성 코치는 스리백과 미드필더 사이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토너먼트를 대비한 승부차기 훈련도 진행됐다. 대표팀이 슈팅할 때 중경고 선수들이 야유를 보내며 실전 같은 훈련을 도왔다.
김학범 감독의 꼼꼼함은 훈련 장소와 상대 그리고 방식에서도 아시안게임 본선에 맞춤이었을 정도로 치밀했다. '호랑이' 김학범 감독이 '여우'처럼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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