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김정현이 마침내 서현에게 마음을 열었다. 인생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한부의 김정현이 과연 서현의 '키다리 아저씨'가 될 수 있을까.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시간'에서는 설지은(윤지원 분) 죽음의 진실에 조금씩 다가가는 천수호(김정현 분), 설지현(서현 분)과 설지은 죽음에 은채아(황승언 분)가 관련됐단 사실을 은폐하는 신민석(김준한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암을 앓고 있는 천수호는 자신이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한 번 더 확인했고, 시한부 사실을 받아들이며 "이제 남은 시간은 오롯이 나만을 위해 살 것이다"고 다짐했다. 그 첫 걸음으로 한국을 떠나 해외여행을 하기로 하고, 비서 김복규(조병규 분)와 농담을 하며 편안한 분위기로 여행 준비를 했다.

설지현은 백화점 VIP 고객을 응대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VIP 손님인 은채아와 함께 있는 전 연인 신민석을 봤다. 마치 연인처럼 다정한 두 사람. 설지현은 자신을 신경쓰는 신민석에 "걱정하지 마, 아는 척 안할 테니까"라며 차갑게 말했다. 은채아가 신민석을 데리고 백화점에 온 건 천수호를 자극하기 위해서였지만, 천수호는 은채아가 아닌 그의 뒤에서 짐을 들다 넘어진 설지현에 더 신경을 썼다.
한눈에 신민석과 설지현의 사이를 알아본 천수호는 그 자리에서 "나도 짐이 많아서. 이 친구는 내가 데려간다"며 설지현을 데리고 나갔다. 불편한 사자대면의 순간을 천수호 덕분에 빠져나가게 된 설지현. 천수호는 신민석의 존재를 껄끄러워하며 은채아에 "신변호사와 안 엮인다고 약속만 하면 오늘이라도 레스토랑 넘겨주겠다. 진심으로 걱정돼 말하는 것"이라고 은채아를 설득하기도 했다.
천수호는 자꾸만 자신의 눈에 띄는 설지현에게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경고했다. 자신도 모르게 설지현에게 신경쓰는 게 싫었던 것. 하지만 우연히 설지현은 금태(김정태 분)가 수영장 CCTV 영상을 입수했다는 사실을 알았고, 한국을 떠나려는 천수호를 붙잡고 "제 동생이 죽던 날 수영장이 찍힌 CCTV가 있다고 한다. 이를 찾게 도와달라. 저 도와주시면 뭐든지 다 하겠다"고 애원했다. 천수호는 모든 걸 버리고 떠날 수 있었지만, 설지현의 도움 요청에 비행기를 포기하고 금태의 존재를 추적했다.

금태는 천수호와 신민석 모두에게 CCTV 영상을 빌미로 10억을 요구했다. 천수호는 설지현을 도와주기로 작정하고 금태와 만나기로 했다. 설지현은 그런 천수호에게 "왜 나를 도와주겠다고 마음을 바꾼 것이냐"고 물었다. 천수호는 "사실 나도 알고 싶다. 당신 동생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그래야 눈 감고 편히 잠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진심을 전했다. 그런 천수호에게 설지현은 "믿겠다, 도와준다는 말"이라며 천수호에 의지하기로 했다.
천수호는 난생처음 다른 사람에게 들어본 '믿는다'는 말에 설지현을 향한 마음을 열었다. 그는 자신을 향해 또 다시 또렷하게 "믿는다"고 말하는 설지현을 보며 '이 말을 듣기 위해 찾아왔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 천수호는 설지현과 함께 금태를 만나기 위해 돈을 준비해 약속장소로 향했다. 하지만 신민석이 한발 빨랐고, 신민석은 금태와 함께 자동차에 타고 있는 설지현의 엄마 양희숙(김희정 분)을 발견하고 뒤늦게 자신이 심어놓은 사람들을 불러세웠지만, 이미 신민석에게 고용된 사람들은 금태의 자동차를 트럭으로 밀어버렸다.
동생에 이어 엄마까지 잃게 된 설지현. 그런 설지현이 의지할 사람은 이제 천수호뿐이다. 천수호는 자신에게 얼마 시간이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나에게 오롯이 쓰겠다"는 그 시간을 설지현을 위해 쓰고 있는 중. 늘 남에게 패악만 부르고 살았던 천수호가 처음으로 타인의 믿음을 얻고 마음을 열어가면서 종국에는 설지현의 키다리아저씨가 될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진다. / yjh0304@osen.co.kr
[사진] '시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