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홈런-16실책' 번즈, 공수 균형까지 이뤘다면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8.03 06: 10

거포 2루수로 등극한 앤디 번즈(롯데). 장타력의 폭발은 충분히 칭찬받을만한 성장이다. 하지만 공수의 균형까지 맞췄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가시지 않는다.
번즈는 지난 2일 광주 KIA전에서 5-5로 맞선 5회초 결승 솔로포를 때려내면서 팀의 9-6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번즈는 올 시즌 팀 내에서 이대호(24홈런)에 이어 두 번째, 그리고 리그에서 14번째로 20홈런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올 시즌 번즈의 장타력은 확실하게 만개했다. 지난해 15홈런을 기록하면서 어느 정도 적응기를 마친 번즈는, 이미 6월 24일 잠실 LG전에서 지난해 자신의 홈런 기록을 16개로 경신했다. 그리고 8월의 초입에 20홈런 고지까지 밟았다. 장타율은 현재 0.592로 이대호(0.583)를 제치고 팀 내 장타율 1위에 올라 있다. 

미국 마이너리그 무대까지 포함해 번즈가 프로 레벨에서 한 시즌 20개 이상 홈런을 기록한 시즌은 올 시즌이 처음이다. 생애 첫 20홈런 시즌이다. 장타력을 비롯해 타격적인 면에 있어서 번즈는 올 시즌이 최고의 전성기라고 봐야 한다. 
지난해 전반기, 그리고 7월까지 좀처럼 타격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다가 뒤늦은 8월에 접어들어서야 타격을 폭발시킨 번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6월 한 달 동안 타율 3할8푼5리 12홈런 28타점 OPS 1.286의 성적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후에도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았다. 7월에는 타율 3할1리 2홈런 7타점 OPS 0.948의 기록을 남기며 극심한 슬럼프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번즈는 지난해 팀의 내야 수비 안정을 위해 데려온 외국인 타자였다. 그 결과는 번즈는 지난해 롯데를 최소 실책 팀으로 만들었다(팀 86개, 번즈 8개). 타격에서의 활약은 보너스라는 인상이 짙었지만 그래도 기대 이상이었다.
올해는 정 반대다. 공격력이 부각되고 있는 반면, 수비가 아쉽다. 번즈는 16개의 실책을 범하며 리그 최다 실책 선수로 이름이 올라 있다. 더불어 번즈의 불안해진 수비력과 함께 롯데는 현지 85개의 실책을 범하며 리그 최다 실책 팀이 됐다. 
물론, 여전히 하이라이트 필름들을 만들어내는 호수비를 보여주곤 한다. 절대적인 수비력이 떨어졌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쉬운 타구를 서두르다 놓치고,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던 타구도 아쉬운 판단으로 실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잦아졌다. 지난해였다면 보기 힘든 장면들이 더러 연출됐고 팀을 위기로 빠뜨리는 빈도도 많아졌다. 
공격력의 만개, 장타력의 폭발은 번즈의 가치를 높였다. 마이너리그 시절 보여준 갭파워 등을 고려했을 때 장타력은 구단이 기대했던대로 성장했다. 하지만 올해 보여준 수비의 장면들은 그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번즈가 KBO리그를 밟게 된 이유를 생각해보면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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