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데뷔 시즌’ 안우진, 넥센의 시선은 내년으로 향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8.03 14: 18

KBO 리그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고졸 신인이 시작부터 자리를 잡기는 어려운 시대에 이르렀다. 그래도 그 벽을 뚫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으는 대형 신인은 나온다. 안우진(19·넥센)도 그런 신인이었다.
하지만 데뷔 시즌은 혹독하게 흘러가고 있다. 초고교급 투수로 관심을 모았지만 시작부터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려 징계를 받았다. 징계가 끝난 뒤 1군에 합류했지만 성적은 좋지 않다. 12경기에서 21⅔이닝을 던졌으나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8.72에 머물고 있다. 당초 선발로 계획했지만 지금은 중간에서 던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조금씩 평균자책점을 낮추고 있는 추세지만 화려했던 실적이나 계약금 6억 원이라는 기대감에 비하면 여전히 모자라다. 장정석 넥센 감독도 “안우진과 이승호는 승리조에 넣고 싶은 선수인데, 경험을 무시하지 못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아직 벤치의 마음을 다 충족시키지는 못하는 것 같다. 지속적으로 기회를 줘가면서 만들어 가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아쉬움의 입맛을 다신다.

장 감독이 보는 안우진은 아직 ‘미완’이다. 장 감독은 “아직까지 구속에 비해 상대를 압도하는 느낌이 없다”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안우진은 150㎞ 전후의 빠른 공을 던진다. 탈삼진 능력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피안타율이 2할9푼8리,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이 1.85에 이른다. 빠른 공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피안타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 타자들의 눈에 안우진의 공이 쉽게 보인다는 의미다.
보통 이런 경우는 패스트볼 외에 다른 구종이 부족해 타자들이 노림수를 가지고 들어가는 경우, 혹은 패스트볼 자체의 라인이 깨끗해 위력적이지 못한 케이스가 있다. 장 감독은 “현재는 둘 다 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큰 키에 비해 타점이 낮은 편이다. 조상우도 타점이 낮기는 하지만 공의 무브먼트가 좋다. 안우진은 이에 비하면 공 움직임이 깨끗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슬라이더 이외의 확실한 변화구가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넥센은 안우진의 지금보다는 내년 이후를 보고 있다. 올해는 폭력 사태에 휘말려 아무래도 시즌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면이 있다. 그에 대한 잘못은 앞으로도 성실하게 갚아 나가야하겠지만, 여전히 젊기에 마운드에서의 준비는 계속 해야 한다. 장 감독도 이번 겨울 부족한 점에 대한 보완 작업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안우진의 진짜 시즌은 내년부터라는 해석이 될 수도 있다.
장 감독은 “교정 작업도 필요하고, 구종 한 두 개를 연마하면서 자신감을 얻으면 더 좋을 것이다. 스플리터와 같이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있으면 더 좋을 것이다. 상황에 대처하는 인지 능력을 갖추면 더 좋아질 것”이라면서 안우진의 가능성을 현재 모습으로 국한시키지는 않았다. 더딘 출발을 만회하는 방법을 구단이 가지고 있을지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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