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걸그룹 출신 도박 연예인'의 주인공은 1세대 걸그룹 S.E.S. 슈였다. 상관도 없는 유진이 당사자로 거론되는 것에 죄책감을 느낀 슈가 직접 이를 시인하면서 사건이 정확하게 수면 위로 떠올랐다. 문제는 슈가 사기 혐의로 피소가 된 계기에 도박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 '라둥이 맘'으로 이미지를 구축하고 딸들과 함께 광고 계약까지 체결한 슈이기에 후폭풍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건의 발단은 3일 오전 1990년대 활동한 유명 걸그룹 출신 연예인 A씨가 지난 6월 도박자금 6억 원을 갚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A씨를 고소한 이는 두 명. 미국인 B씨는 A씨에게 도박자금 명목으로 카지노수표 3억 5천만원을 빌려줬지만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했고, 한국인 C씨도 A씨에게 2억 5천만원을 빌려줬다고 알려졌다. 현재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가 고소장을 접수하고,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이다.


A씨의 실명이 밝혀지지 않은 채 보도가 되자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이 과정에서 한 블로거가 유진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올렸고, 이것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유진에 대한 의혹만 더욱 커져갔다. 하지만 유진 측은 곧바로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진이 먼저 회사로 연락을 취해 직접 부인을 했다고도 했다.
현재 유진은 둘째를 임신 중으로, 곧 출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이 같은 루머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유진이 직접 나서 사태 진압을 했고, 이는 곧 유진을 향한 응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곧바로 슈에 대한 의심이 커졌다. 슈가 보도가 되자마자 SNS 계정을 닫았다는 점 때문에 더더욱 의혹이 증폭됐지만, 슈 측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슈의 "사실무근" 입장은 오래가지 못했다. 슈는 유진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에 죄책감을 느껴 '걸그룹 도박' 당사자가 자신이라고 인정했다. 슈는 지인들에게 6억 원을 빌리고 갚지 않아 피소된 것은 사실이지만, 전액을 도박 자금으로 쓰기 위해 빌린 것은 아니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문제는 슈가 보여준 행보다. 슈는 SBS '오 마이 베이비' 등에 가족들과 함께 출연하며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해내는 만능 워킹맘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사랑스럽고 귀여운 이미지가 강한 라둥이와 함께 수 많은 광고 촬영에 임했었다. 지난 2월 슈는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자녀들과 함께 찍은 광고가 20편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 가운데 상습 도박과 6억 사기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것. 이미지가 곧 생명인 여예인, 특히 광고판에서 슈의 이 같은 상황은 충격일 수밖에 없다. 슈가 광고계약상 위약금을 물어내야 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상당 부분 변제를 했고 앞으로도 꼭 돈을 갚겠다는 입장을 밝힌 슈와 그의 남편 임효성이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일단 빌린 돈을 갚지도 못했으면서 최근까지도 해외 여행을 다녀오는 등의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20년간 별다른 구설수 없이 1세대 요정으로서 좋은 이미지를 구축했던 S.E.S.에 오점을 남긴 슈가 현재의 상황을 잘 극복해낼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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