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90년대 인기가수 갑질 논란'이 이제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모양새다. 잼 출신 황현민이 실명 공개와 함께 명예훼손 고소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황현민과 수입차 업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사건은 지난 1일 MBN '뉴스8'이 '90년대 인기가수 A씨의 갑질 논란'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90년대 인기를 모았던 가수 출신 A씨가 한 수입차 매장에서 직원들에게 욕설을 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등 '갑질 난동'을 피웠다고 보도를 하면서다.
'뉴스8'이 공개한 영상에는 A씨가 태블릿 PC를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매장 내 입간판을 발로 차 망가뜨리는 모습 등이 담겨져 있다. A씨는 매장 영업사원에게 "너희들 때문에 고기도 못 사고 욕 먹었으니까 서울에서 제일 좋은 고깃집에서 5근 사서 보내. 1.5cm로 제일 좋은 데로 해서" 등의 터무니없는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져 '갑질 논란'이 일었다.
보도 이후 '90년대 인기가수 갑질'이라는 검색어가 등장,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실명이 밝혀지지 않아 궁금증이 증폭됐기 때문. 이에 전혀 상관없는 R.ef의 이성욱이 A씨로 지목이 되는 황당한 상황도 벌어졌다. 이성욱 뿐만 아니라 A씨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밝힐 정도로 논란은 커져만 갔다.
결국 A씨는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갑질 전직 가수가 접니다"라고 실명을 밝혔다. 그가 바로 잼 황현민인 것. 그는 "우선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라고 사과한 뒤 "제가 잘못한건 맞지만 억울한 점도 많아 실명공개하고 인터뷰를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황현민은 "차가 엔진을 바꾸고 같은 증상으로 두번 더 6개월동안 총 세번을 섰는데 한번은 길가 한번은 국도를 달리다가 마지막은 고속도로에서 차가 멈췄습니다"라며 "가까스로 사고를 면하고 갓길에서 한시간을 더 공포에 떨다가 특급서비스를 받았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신차를 구입하고 2년 동안 각기 다른 3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 심지어 고속도로에서 차가 멈춰서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지만, 수입차 업체에서는 제대로된 보상을 해주지 않을 뿐더러 약속까지 계속 어겼다는 것이 황현민의 주장이다.
황현민 역시 자신이 매장에서 욕을 하고 난동을 부린 부분에서는 잘못됐다고 인정하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하게 된 정황만 놓고 보면 황현민이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이번 사건을 접한 수많은 네티즌들이 황현민을 옹호하고 응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년 간 세 번의 결함이 발견된다는 것 자체로 문제가 크고, 기계 결함 발생시 소비자가 제대로된 보상을 받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황현민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황현민의 입장은 쏙 뺀 채 업체 측의 일방적인 주장만 다루며 '연예인 갑질 논란'으로 몰고 간 첫 보도에 대한 질타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변호사를 선임한 황현민은 해당 수입차 업체와 딜러사 대표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연예인 갑질 논란에서 명예훼손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진 이번 사건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황현민, '뉴스8'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