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김사권 “악역은 처음...능동적인 나쁜 놈이라 좋았죠”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8.04 08: 51

배우 김사권이 드라마 ‘기름진 멜로’를 통해 생애 첫 악역을 소화한 가운데, 악역으로 활약한 소감과 드라마 촬영 비하인드를 밝혔다.
김사권은 지난 달 17일 종영한 SBS 드라마 ‘기름진 멜로’에서 자이언트호텔 사장이자 재벌3세 용승룡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이번 작품으로 기존의 부드럽고 다정한 이미지를 벗고 제대로 치졸한 악역을 보여줬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사권은 “이렇게 찌질하고 비겁한 악역을 맡은 게 처음이다. 멋진 정장으로 시작해 수인번호 4732를 달고 끝났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신세가 이렇게까지 변할 줄은 몰랐는데 용승룡이 나쁜 짓을 한 인과응보가 그렇게 나타났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드라마에서 감옥을 간 것도 처음이었다. 매일 느티나무, 국민선배, 키다리아저씨 같은 역할만 하다가 ‘기름진 멜로’를 통해 치졸한 놈, 악독한 놈, 각종 나쁜 놈을 다 했다. 사람들이 욕하는 게 은근히 좋더라.(웃음) 착한 역은 사실 딱히 할 게 없다. 멀리서 지켜보는 게 전부다. 근데 나쁜 놈은 은근히 할 게 많더라. 뺏고, 때리고, 갑질하고. 능동적으로 ‘어떻게 부셔버릴까’ 이런 계획을 짜는 나쁜 놈이라서 재미있고 좋았다.(웃음)”

김사권은 “뉴스에서 보는 재벌 갑질 기사들을 보면서 움찔움찔 했다”는 문장으로 용승룡 캐릭터를 단번에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용승룡이란 캐릭터를 준비하며 유명 웹툰 ‘부활남’ 속 악역인 김민혁 이사를 떠올렸단다. 부드럽게 ‘죽여, 쟤’라는 대사를 하는 이미지가 비슷했다고. 용승룡을 ‘극악무도의 끝판왕’으로 만들고 싶었다는 김사권은 “드라마는 심의가 있어서 딱 거기까지만 해야했다”며 더 나쁘지 못함(?)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평소 착한 역을 주로 맡았던 내게 용승룡을 맡긴 이유가 나도 궁금했다. 그래서 감독님께 한 번 여쭤봤다. ‘착해 보이는 사람이 아주 나쁜 짓을 하면 얼마나 나빠 보일까’ 싶으셨단다. 나도 정말 하고 싶은 역할이었다. 생애 첫 역할을 잘 한 것 같냐고? 판단은 시청자의 몫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반 이상 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분명 아쉬운 면은 있다. 그래도 이 작품을 하며 ‘이 나쁜 놈’이라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웃음) 새롭게 한 것들이 많아 뿌듯하다.”
‘기름진 멜로’를 통해 장혁, 임원희, 정려원 등 평소 꼭 연기를 함께 해보고 싶었던 배우들을 다 만났다는 김사권. 그는 “이번 작품은 정말 배우운이 좋았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미우새’에 출연한 임원희를 보며 막걸리를 마시고 ‘저도 그거 보고 막걸리 마셨어요’라고 문자를 보내기도 하고, 드라마 속 앙숙인 준호와도 현실에서는 정말 친하게 지냈다고. 
“용승룡을 하면서 몸을 만들기 위해 권투를 다녔는데 장혁 선배님께서 ‘우리 체육관 다녀’라고 해서 같은 체육관을 다녔다. 장혁 선배님은 정말 매일 오시더라. 저에게 늘 권투 팁이나 연기에 대한 조언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려원 선배님은 자체로도 해피 바이러스였고, 준호도 정말 호흡이 잘 맞았다. 선배님들이 모두 ‘정말 잘하고 있다’며 항상 칭찬해주셔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그에게 ‘기름진 멜로’는 ‘맛있는 드라마’였다. 이번 작품으로 첫 악역을 하고, 존경하는 선배 배우들을 만나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김사권은 ‘기름진 멜로’가 자신의 연기 인생 2막과도 같은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제비집 요리도, 불도장도 이번에 처음 먹어봤다. 시청자들께도 ‘다이어트 방해해서’ 정말 죄송했다. 주변에서도 ‘너 때문에 야식 시킨다’는 연락을 정말 많이 받았다. 사실 저는 요리도 안 하고 그냥 호텔 사장인데!(웃음) 하지만 제가 봐도 우리 드라마는 정말 ‘맛있는 드라마’였다. 정말 제게는 소중한 작품이었다.”(Oh!커피 한 잔②로 이어집니다.)/ yjh0304@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