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래 걸렸다. 빨리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NC 다이노스 내야수 모창민(33)에게 올 시즌은 데뷔 이후 가장 중요한 시즌이었다. 지난해 커리어 하이의 성적을 찍은 뒤 우연이 아님을 증명해야 했다. 그리고 팀의 우승과 자신의 프리에이전트(FA) 자격 획득을 위해 나아가야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숙원사업과 같았던 과제는 부상과 함께 모두 날아가버렸다.
지난 5월20일 수원 KT전에서 타격 이후 주루 도중 왼쪽 뒤꿈치에 통증을 느껴 경기 도중 교체됐다. 이후 정밀검진 결과 왼쪽 족저근막 부분파열 진단을 받고 전열을 이탈했다. 당초 부상 회복과 재활 기간을 합쳐 6주 정도를 내다봤다. 그러나 예상보다 오래 걸렸고 이제 막 퓨처스리그에 나서면서 실전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지명타자로 타석만 소화했던 모창민은 지난 3일 KIA전부터 3루 수비도 보기 시작했다.

지난 3일 KIA와의 퓨처스리그 경기가 열리던 창원 마산구장에서 만난 모창민의 표정은 홀가분해 보였다. 그는 "현재 내가 느끼는 몸 상태는 90%정도다. 그런데 주위에서 불안해보인다고 한다"면서 "두 달이면 될 줄 알았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고 현재 몸 상태를 전했다.
"선수에게 재활의 시간은 똑같다. 고독의 시간이다"는 모창민이다. 오지 말았어야 할 시간이었지만, 스스로 부주의했던 것을 다시 한 번 자책했다. 모창민은 부상 당시를 돌이켰다. 그는 "사실 그 때 다리가 계속 좋지 않았다. 그래서 좀 참고 뛴다고 했는데, 잘못 생각했다"면서 "아팠을 때 좀 쉬고 나은 뒤에 경기에 나섰어야 했다"고 말했다.
모창민이 없는 사이, 팀은 수장이 바뀌었고, 여전히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창민 외에도 이종욱, 손시헌, 박석민 등 베테랑 선수들의 부상 이탈이 잦았다.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올 시즌의 NC다. 모창민은 "그래도 안 좋을 때가 있으면 좋을 때도 당연히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FA에 대해선 "마음을 비웠다"는 모창민이다. 이젠 FA를 잊고 다시 1군에 올라서서 팀에 보탬이 되고싶은 마음이 크다. 아직 1군 콜업시기를 가늠하기는 힘들지만 모창민은 "아마 수비가 돼야 감독님께서도 올리실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팀에 좋은 어린 선수들이 많이 생겼는데, 다시 아프지 않고 고생하는 선수들에게 빨리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말로 각오를 다졌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