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답지 않은 하루였다.
두산은 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신한은행 MYCAR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선발투수 헤드샷 퇴장과 1이닝 3실책의 수비 난조를 보이며 5-13으로 완패했다. 5연승과 토요일 9연승이 허무하게 끝났다.
두산은 1회초 최주환이 KIA 선발 양현종의 5구를 끌어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아치를 그려 기분좋게 출발했다. 고향 광주만 오면 힘을 내는 최주환에게는 생애 첫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이었다. 생애 첫 20호 홈런도 눈앞에 두었다.

그러나 1회말 상황이 급변했다. 시즌 16승과 KIA전 4전4승을 노리고 선발 마운드에 오른 세스 후랭코프가 KIA 1번타자 로저 버나디나의 헬맷을 맞혀버렸다. 2구째 148km짜리 직구가 머리 쪽을 향했고 버나디나는 피할 틈도 없이 맞고 쓰러졌다.
결국 2구만 던지고 퇴장을 당했다. KBO리그 최초의 선발투수 1회 첫 타자 헤드샷 퇴장이었다. 두산은 좌완 박성모를 급하게 올렸으나 김주찬에게 중월 투런홈런을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제대로 몸도 풀지 못하고 올라왔으니 어쩔 수 없었다.
두산은 2회 전열을 재정비해 윤수호로 교체했다. 그런데 수비가 무너졌다. 선두타자 이범호의 타구를 잡은 오재원이 2루 악송구를 했다. 이어 김민식이 번트를 댔으나 1루 커버에 들어간 오재원이 이번에는 포구를 제대로 못해 타자주자를 살려주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이명기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윤수호는 최형우를 맞아 2루 땅볼로 유도해 병살을 기대했다. 그러나 2루수의 송구를 받아 포스아웃을 시킨 김재호의 1루 송구가 그만 2루에 달려들던 이명기의 헬맷을 정통을 맞고 튕겼다. 이 틈에 주자 2명이 홈을 밟아 6-1까지 점수차가 벌어졌다.
2회 내준 3점은 모두 비자책점이었다. 경기의 흐름도 KIA로 넘어갔다. 윤수호는 결국 4회 4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대거 5실점, 승기를 건넸다. 선발 후랭코프의 예기치 않는 헤드샷 퇴장이 불러온 두산스럽지 않은 패배였다. 그 결과 5연승과 토요일 9연승도 끝났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