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 감독은 왜 하주석 살리기에 올인할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8.06 06: 06

"살려야 할 선수라서…". 
한화는 지난 4일 대전 NC전에서 6회말 3-7로 뒤진 2사 1·2루 찬스에서 하주석을 빼고 백창수를 대타로 썼다. 이날 앞선 두 타석 모두 안타를 치며 모처럼 멀티히트를 가동한 하주석이었지만, 상대 투수가 좌완 구창모였다. 올 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 2할로 약한 하주석 대신 오른손 대타 백창수를 썼다. 
하지만 단순히 좌우 놀이 차원은 아니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이튿날 "주석이가 안타 2개를 쳐놓고 왼손 투수를 만나 못 치면 타격감이나 밸런스가 다시 무너질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주석이를 살리기 위해 대타로 바꾼 것이다. 어찌됐든 주석이는 우리팀 미래이고, 어떻게든 살려야 할 선수"라고 말했다. 

강력한 불펜과 촘촘한 수비 야구로 3위에 오르며 기대이상 선전을 하고 있는 한화이지만 타선 문제는 심각하다. 최하위 NC를 제외하면 각종 타격 지표가 가장 나쁘다. 김태균을 비롯해 주축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 이탈 영향이 크지만 장기 부진에 빠진 하주석·최진행처럼 일부 타자들의 슬럼프도 뼈아프다. 
최진행이 3번이나 2군에 내려간 반면 하주석은 개막 후 한 번도 1군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주전 유격수로서 수비 공헌도가 크기 때문이다. 규정타석 타자 중 최저 타율로 떨어진 하주석을 계속 빼지 않자 하주석을 두고 '한용덕 감독의 양아들'이란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한용덕 감독도 팬들의 원성을 잘 안다. 
한 감독은 "나도 그런 이야기를 알지만 팀 미래를 보면 주석이를 살려야 한다. 올해 성적이 나와서 좋지만 내년과 그 후년을 생각하면 걱정스럽다. 나이를 먹어가는 베테랑 선수들이 많다. 새로운 어린 선수들이 많이 나와야 하는데 감독 욕심으로 보면 아직 부족하다"고 야수진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실제 1군에서 빠진 김태균(36) 송광민(35) 최진행(33) 뿐만 아니라 정근우(36) 이성열(34) 이용규(33) 등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전성기를 지나 30대 중후반으로 향하고 있다. 젊은 야수 중 확실한 주전이나 1군으로 자리 잡은 선수는 하주석(24) 강경학(26) 지성준(24) 뿐이다. 장진혁(25) 이동훈(22) 김태연(21) 정은원(18) 등이 1군 경험을 쌓고 있지만 군문제가 남아있다. 군제대 야수들도 마땅치 않아 야수진 리빌딩이 과제다. 
그런 점에서 하주석은 다음 세대 야수진 리더로 꼭 살려야 한다. 하주석 나이에 1군 경험치를 쌓은 선수가 한화에 없다. 한용덕 감독은 "나도 인생에서 굴곡이 많았다. 그때마다 옆에 믿음을 주는 사람들이 있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계속 믿어주면 주석이도 분명 좋아질 것이다"고 믿었다. 5일 NC전에서 하주석은 시즌 첫 4안타 경기로 활약하며 반등을 예고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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