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방영된 tvN 드라마 '크로스'에서 극중 허성태의 오른팔이자 행동대장으로 주목받았던 배우가 있다. 배우 정도원. 드라마 속, 피도 눈물도 없이 불법 장기매매를 무심히 아무렇지도 않게 진행해 더욱 살벌함을 전했다.
정도원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크로스'에서 내가 맡은 역할의 목적은 돈이었다. '돈이 목적이다'만 계속 했다. 내 몸 안 다치고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역에 몰입했다. 남은 다쳐도 나는 다치면 안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고경표와 대치하면서 분노를 폭발시켰던 허성태, 그의 오른팔인 정도원. 한 편인듯 했지만 막판에는 정도원이 허성태를 배신했다.

그는 "둘 사이의 관계를, 고아원에서 같이 자란 형동생으로 설정했다. 서로 싸우고 싫어하는 면도 많지만 그래도 의지할 사람은 너밖에 없는 느낌. 어쨌든 한 배를 타고 가야하는 관계. 영화 '아저씨'의 김희원과 김성오 관계를 그리면서 연기했다"고 전했다.
드라마 속 장기매매 피해자들을 몰아붙일 때의 느낌에 대해서는 "그들을 환자가 아니라 통나무, 물건 정도로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무표정으로 있을 때의 정도원은 '뭔가 화가 났나' '서늘하다' '눈빛이 날카롭다'는 인상을 전한다. 하지만 이내 미소를 지으며 발랄하게 이야기할 때는 옆집 오빠 같은 편안함과 다정함이 몸에 베어 있었다.
그는 "가만히 있으면 좀 오해를 받는 편이다"며 "눈빛이 날카롭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중학교때 저는 아무생각 없이 있는데 선생님이 오해하시고 때리고 그러셨다"고 전했다.
이어 "감정 표현을 잘 못하는 스타일이다. 속으로 많이 생각하고 느끼는 편이다. 예전에는 거울을 잘 못봤다. 내 모습이 부끄러워서. 남한테 나를 표현하는 것에 서툴었다"고 고백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희대 한방시스템공학과에 입학한 정도원은 연극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연기라는 것에 심취했다. 이후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에 편입학하며 본격적으로 이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재수할 때 길을 가다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포스터를 봤다. 이미 본 영화였는데 지나가다가 포스터를 보고는 눈물이 났다. 왜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지만 선경험 후생각. 대학 가서 그때 눈물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배우를 하면 지금보다는 나라는 사람이 좀더 자유롭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연극동아리에 가입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2010년 영화 '아저씨'로 데뷔해 '화이' '남쪽으로 튀어' '오피스' '비밀은 없다' '밀정' '7년의 밤' 등 20여편의 영화에 단역과 조연으로 출연했다. 올해 영화 '증인'과 '배심원들'에 캐스팅됐다.
그는 "작품을 통해 누군가의 심정을 대변할 수 있는 배우이고 싶다. 관객에게 어떤 의미를 주지 않으면 배우라는 일이 허무한 일일 것 같다. 누군가의 심정을 대변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정도원은 이경미 감독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지난해 방송된 JTBC '전체관람가'에서 정도원은 이경미 감독이 연출한 단편영화 '아랫집'에서 이영애의 아랫집 남자로 출연했다.
그는 "'아랫집'이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에 초청됐다. 부천에서는 관객과의 대화를 하기도 했다. 제가 출연한 영화 사상 가장 큰 배역이었다.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해주신 이경미 감독님에게 깊이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rooker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