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프리카'라고 불릴 정도로 여름 더위로 악명 높은 연고지인 대구에 적응해 최근 전국적인 폭염도 거뜬하게 이겨내고 있다는 혹자들의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삼성의 현재 상승세 원동력은 무더위 적응력이 아닌 마운드의 안정이다.
삼성은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 3.30으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마운드의 안정을 바탕으로 후반기 11승5패1무(승률 0.688)로 후반기 승률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아델만-보니야 원투펀치에 영건 양창섭, 베테랑 백정현과 윤성환으로 구성된 선발진, 그리고 이승현, 장필준, 최충연, 권오준, 우규민, 심창민으로 연결되는 확실한 불펜진까지. 선발과 불펜의 균형감이 돋보인다.
그리고 완벽해진 투수진을 이끄는 중심에는 포수 강민호가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로 이적해 안방마님을 차지한 강민호에게 팀의 투수진은 올 시즌 그의 자부심이다.

비록 강민호의 올 시즌 타격 성적은 기대에는 조금 미치지 못한다. 타율 2할7푼2리 19홈런 56타점 OPS 0.835 wRC+(조정 득점 생산력) 91.6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 0.80 등 클래식 지표, 세이버매트릭스 지표 등에서 과거 롯데 시절보다는 부진하다고 볼 수 있다.
"타격감이 왔다갔다 한다. 그래서 올해 야구가 어렵다는 것을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는 강민호의 하소연이다. 그러나 강민호는 포수 본연의 임무를 잊지 않고 있기에, 타격에서의 아쉬운 부분들을 만회하려고 노력 중이다. 젊은 투수들의 잠재력 폭발을 선수 개인의 역량으로 돌릴 수 있지만, 믿음직한 포수의 존재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적 첫 해지만 투수들과의 교감을 펼친 강민호의 마음 속에는 이제 투수진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자부심이 자리 잡았다.
그는 "포수로서 지금 투수진의 상승세를 이끌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지금 우리 팀 투수진은 10개 구단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도 투수진에서 비롯되고 있고, 지금의 투수진을 유지할 수 있다면 더 높은 꿈도 꿀 수 있다는 것이 강민호의 생각. 강민호는 "지금 우리 팀의 상승세가 타격으로만 이뤄진 것이 아니라 투수력으로 일궈내고 있기 때문에 팀이 버텨나가고 강해지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면서 "지금처럼만 저도 투수진을 잘 이끌고, 투수들도 뒤쳐지지 않는다면 지금의 기운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삼성은 초반 뒤쳐졌던 것을 투수진의 분전으로 만회해나가고 있다. 어느덧 5할 승률에도 다가섰다. 넥센과 엎치락뒤치락 5위 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4위 LG도 2경기 차이로 바짝 추격했다. 3년 만에 가을야구 복귀도 이젠 꿈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그리고 강민호는 그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다시 한 번 투수진에 대한 믿음을 되내이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