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 무거운 '라이프'에 원진아가 빛이 되고 있다. 덕분에 조승우의 인간미도 빛을 발했다.
6일 방송된 JTBC '라이프'에서 구승효(조승우 분)는 의사들의 병원 파업에 맞서 선수쳐서 상국대 병원 내 의료 사망 사고를 언론에 밝혔다. 결국 부회장(문성근 분)과 각 센터 과장들은 비밀회동을 하며 구승효를 병원에서 몰아낼 계획을 세웠다.
구승효는 병원 내에서 빈번하게 의료사고가 벌어지며 환자들의 사망은 은폐되고 왜곡되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를 알려준 선우창(태인호 분)에게 "어느 정도 돼야 대외적으로 발표하냐. 새어나가기 전까지 안 밝히냐"며 의사들의 태도를 비난했다. 그는 병원의 이윤과 퀄리티를 다 잡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그 순간, 소아청소년과 의사 이노을(원진아 분)이 사장실 벨을 눌렀다. 그는 구승효에게 "사장님, 저희 병동 다 못 보셨죠? 현장을 아시면 일하기 더 수월할 것 같아서. 시간 되시면 제가 안내할까요"라고 물었다. 구승효는 내키지 않았지만 이노을을 따라나섰다.
늦은 밤, 소아청소년 병동을 돌며 구승효는 복잡해졌다. 환자복을 입고 있는 환우들, 아픈 자식 때문에 괴로워하는 보호자들,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를 보며 그랬다. 이노을은 그런 구승효를 데리고 신생아중환자실로 갔다. 그곳은 더욱 씁쓸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온 몸에 호스를 차고 있는 신생아를 보며 구승효 역시 얼굴을 찡그렸다. 병원의 이익이 우선이었던 그였지만 그 순간 만큼은 마음이 동했다. 아픈 신생아들이 이노을의 새끼손가락을 힘겹게 잡는 걸 보며 구승효 역시 심장이 반응했을 터다.

황급히 자리를 뜨는 그를 보며 이노을은 "쓸데없는 짓을 한 건가. 정말 독종인건가"라며 혼잣말했다. 하지만 이는 쓸데없는 짓이 아니었다. 구승효는 아까 봤던 아이를 복도에서 또 만나자 "너 왜 나한텐 엄마 언제 오냐고 안 물어"라고 장난을 걸었다. 비록 아이가 펑펑 울긴 했지만.
또 그는 차를 타고 가다가 옆 차에 잠든 아이를 사랑스럽게 바라봤다. 집에 돌아가서는 자신을 기다리며 거실에서 잠든 어머니 곁에 나란히 누웠다. 다정하게 "어머니, 어렸을 때 나도 많이 아팠냐"고 물었고 이내 밤새도록 병원 내 쇼크사를 파악하고 공부했다.
조승우가 그리는 구승효는 병원마저 기업논리로 따지는 냉혈인이다. 1회부터 5회까지 차갑기 그지없었는데 그의 인간미를 원진아가 연기하는 이노을이 자극했다. 원진아가 쏘아올린 작은 행동이 조승우의 인간미를 배가시켰다. /comet568@osen.co.kr
[사진]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