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라이프' 작가의 매직..조승우x유재명x이동욱, 모두 이해되는 논리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08.07 06: 51

완전한 악역이 없다. 돈이 우선인 조승우도, 환자가 우선인 유재명도, 병원을 지키고 싶은 이동욱도 이해 되는 부분이다. '라이프'가 그렇게 시청자들에게 여러 가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6일 전파를 탄 JTBC '라이프' 5화에서 상국대 병원 의사들은 새로 온 사장 구승효(조승우 분)에게 반발해 파업 결의안을 발표했다. 부원장(문성근 분)은 "의료계 특수성을 무시하면 그 폐해가 국민에게 간다. 국민들의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성명을 냈지만 구승효는 한 발 앞서 상국대 병원의 약물 투약 오류 사고를 폭로했다. 
병원 과장들은 급기야 구승효를 병원에서 몰아낼 계획을 세웠다. 병원을 기업논리로 따져대는 구승효가 눈엣가시였기 때문. 이들은 "구사장 몰아내고 후임자 임명에 우리가 개입하자. 정치 법조계 백이야 말로 우리가 거미줄처럼 엮어 있지 않나"라며 자신했다. 

구승효는 병원을 흑자로 돌려서 그룹 전체를 먹여 살리라는 회장(정문성 분)의 지시를 받은 바. 그래서 병영 경영 실태를 파헤쳤고 이익을 내기 위해 애썼다. 수술실 중 남아도는 3곳을 줄이고 가성비 높은 분야를 특화시키기로 했다. 할수록 손해나는 수술을 줄이고 장례식장을 키우기로 결정했다. 
그러는 사이 예진우(이동욱 분)는 잡지 인터뷰에 나섰다. 그는 기자에게 "성과급제를 반대하는 건 줄세우기나 경쟁이 싫어서가 아니다. 결국 검사를 얼마나 더 하냐, 비싼 수술을 얼마나 더 하느냐의 문제다. 신임 사장이 부임하자마자 이것부터 시도했다. 추구하는 방향이 어느 쪽인지 스스로 입증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병원 내 의료사고가 얼마나 잦은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못했다. 이 점은 구승효가 가장 분노하는 대목이다. 앞서 그는 암 센터에서 벌어진 투약 사고를 의사들이 앞장서서 은폐하고 유족에게는 거짓 병명으로 둘러댔던 걸 크게 분노했다. 그래서 직접 언론에 이를 폭로해 의사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구승효는 병원 내 의료 사고를 체계적으로 분류한다는 선우창(태인호 분)의 말에 "사고든 실수든 그런 일이 많다는 얘기냐. 그러면 어느 정도 돼야 병원이 대외적으로 사고를 발표하냐. 새어나가기 전까지 안 밝히냐. 야 이 새끼들아"라며 의사들을 비난했다. 
다음 날, 의사들은 한데 모여 수술 중 환자가 사망한 쇼크 사고를 분석했다. 기업인이지만 병원을 살리고자 투입된 구승효도 밤새 쇼크사를 공부했다. 그래서 사고 원인을 되짚는 담당 의사들을 향해 잘못을 지적했다. 담당의는 구승효 앞에서 쩔쩔 매며 실수로 환자가 사망했음을 시인했다. 
결국 주경문(유재명 분)이 나섰다. 그는 "김해에서 환자를 모두 잃었다. 제가 있던 의료원이 모두 폐쇄됐기 때문이다. 근무 태만, 혈세 낭비, 불친절, 어마어마한 적자, 공공의료원의 폐해를 낱낱이 고하면서 지방의료원 폐쇄를 촉구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지방의료원 환자들을 길바닥으로 내몬 건 병원의 재정 적자였다. 30~40억 원. 그런데 경남도 1년 재정은 12조 원이다. 민간 병원에 밀려서 10%도 남지 않은 공공의료원이 폐쇄된 건 경남도 재정에 얼마 되지 않은 재정 때문이었다. 그 돈이 그렇게 아까웠냐. 문제점을 개선해서 다시 써야 했는데 날려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승효를 향해 "사장님, 저희 흉부외과는 늘 인력이 부족하다. 젊은 의사들이 돈 되고 편한 곳으로 몰려서다. 한 해 나오는 흉부전문의가 20명이 안 된다. 병원이 흉부에 투자를 안 해서다. 병원이 채용을 안 해서다. 그래도 우린 오늘도 수술장에 들어간다. 환자를 죽인 의사란 비난을 들어도"라며 의사들의 현실을 알렸다. 
'라이프'는 절대 선과 악의 구분이 없는 입체적인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들이 바로 조승우, 유재명, 이동욱이 연기하는 구승효, 주경문, 예진우다. 저마다의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이들 덕분에 시청자들은 누구의 편이 아닌 모두를 공감하고 있는 셈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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