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영화제', 조재현 내홍 봉합·이재명 지원 약속한 10주년 [종합]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8.08.07 12: 51

전 집행위원장 배우 조재현의 성추문으로 내홍을 겪었던 DMZ국제다큐영화제가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이하 DMZ영화제)는 7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제의 새 출발을 알렸다. 
DMZ영화제는 조재현이 집행위원장으로서 9년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조재현이 성추문으로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DMZ영화제 역시 원치 않은 논란에 휩싸였다. DMZ영화제는 조재현의 사퇴 이후 '경계도시' 등으로 한국 다큐멘터리계의 대모로 꼽히는 홍형숙 감독을 새로운 집행위원장으로 위촉해 영화제 재정비에 들어갔다. 특히 DMZ영화제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영화제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필요성도 맞물렸다. 

DMZ영화제는 국내외 다양한 다큐멘터리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다큐 축제. 올해는 '아이 엠 다큐(I AM DOCU)'라는 슬로건으로 '나의 이야기'가 곧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공동체의 희망을 그린다.
조직위원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맡았다. 이재명 도지사는 행사가 다소 딱딱한 분위기 속에 이어지자 "저는 영화제 하면 화려한 조명 아래 많은 사람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시작할 줄 알았는데 무슨 경찰서 취조하는 분위기"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이런 게 다큐멘터리 특성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데 설마 그런 것은 아니지요?"라고 되물었다. 
이재명 도지사는 "새로운 변화는 거대한 폭풍 속에서 크게 일어나는 게 아니라 작은 실천과 변화가 모여 만들어간다고 생각한다. 아시아에서 다큐영화제는 DMZ다큐영화제가 유일하다고 한다. 경기도가 적극 육성하고 지원하겠다"라고 지원을 약속했다.
이어 "다큐영화제라는 말 앞에 'DMZ'라는 단어가 붙어있다. 우리 모두가 평화를 바라지만 폭력이 일어나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등 현실은 살벌하다. 특히 한반도가 처해있는 현장은 가혹하다"라며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평화와 번영이 시작되고 있는 것 같다"는 이 위원장은 "언젠가 여기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 분들이 '한번도는 어떻게 평화를 개척하고 통일을 이뤘는가'라는 제목의 영화를 만들면 얼마나 좋겠나 싶다"라고 희망을 전했다.
이재명 도지사는 지원은 하지만 개입은 하지 않겠다는 원칙도 밝혔다. 이재명 도지사는 "사실과 현실이 모여서 진실이 된다"며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영화로서, 작품으로서, 문화로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작품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세계적으로도 진출하고 우리 경기도가 거기에 큰 역할을 하길 바란다. 지원하되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신변에 관련한 여러 가지 논란에 휩싸인 만큼 이재명 도지사는 자신과 관련된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한 취재진은 "이재명 지사의 신변 관련 이슈에 대해 다큐 영화를 만든다고 해도 개입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이재명 지사는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하는 많은 분들이 하지 말란다고 안 할 사람들도 아니고, 하란다고 할 사람들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 "문화 활동의 핵심은 자율성과 창의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재명에 대한 개인적인 다큐를 찍는다면 그냥 두겠다. 현실과 사실 속에서 진실을 찾아나가고 대중들에 쾌감도 전달하는 것이 다큐가 아닌가 싶다. 예를 들어, 밤에 주로 활동하는 산타클로스를 상습적 야간 주거 침입자로 만들면 어떻게 되는가. 그렇게 만드는 것은 다큐가 아닌 소설이 되지 않겠나"라며 "(김사랑 씨를) 입원시킨 것을 이재명이 한 것이 아니냐, 상식적으로 믿을 수 없는 것을 그랬을 지도 모른다고 보도하고 있다. 알면서 쓰는 소설은 조작이고 왜곡이 아니겠나.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진실과 팩트를 작품으로 만들어 내면 저는 감사하다. 자신 있다"라고 강조했다. 
DMZ영화제는 조재현을 대신해 배우 이광기가 3개월간 집행위원장을 대행했고, 현재는 홍형숙 새 집행위원장이 취임해 빠르게 영화제 재정비에 나섰다. 이광기는 "3개월 넘게 권한대행을 맡아 영화제를 준비했다. 10회 동안 다큐멘터리를 대중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기쁨과 감동의 순간을 만들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집행위원장으로 임명된 홍형숙 새 집행위원장은 "한 달 남짓 남은 기간이지만 잘 준비해서 여러분과 함께 만나는 장이 될 예정이다.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속도감 있게 현황을 파악하고 잘 정돈하겠다. 영화제를 안정감 있게 잘 치르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과연 DMZ영화제가 조재현 성추문 등으로 불거진 내홍을 잘 정비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다큐 영화제로 더욱 발전된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는 9월 13일 개막, 오는 20일까지 이어진다. /mari@osen.co.kr
[사진] DMZ 영화제 제공,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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