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피해자 더 있다"…'PD수첩' 김기덕·조재현, 끝나지 않은 성폭력 의혹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8.08.08 06: 59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추가 피해자들이 등장하면서, 또 한 번 두 사람을 둘러싼 의혹이 다시 일파만파 커질 전망이다. 
7일 방송된 'PD수첩'에서는 '거장의 민낯, 그 후'라는 제목으로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추가 피해자들의 증언이 공개됐다. 
'PD수첩'은 앞서 지난 3월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의 성폭력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김기덕 감독은 "은혜를 이렇게 아프게 갚는다"며 자신에게 피해당한 사실을 고발한 여배우들을 고소했고, "최소한의 예의가 없는 무자비한 방송"이라며 'PD수첩' 제작진 역시 함께 고소했다. "제가 죄인"이라던 조재현 역시 "누구도 성폭행한 적이 없다"고 돌연 입장을 바꿔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주장과는 달리, 추가 피해자들의 증언은 쇄도했다. 유명 여배우부터 함께 작업에 참여한 남녀 스태프들, 우연히 자리를 함께 하게 된 일반인 여성까지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의 성폭력 사실을 낱낱이 고백했다. 
유명 여배우 E씨와 K씨는 김기덕 감독의 반성을 촉구했다. E씨는 "김기덕은 여배우를 소품으로도 안 보는구나를 느꼈다. 택시를 기다리는데 반바지에 손이 들어오더라. 김기덕 감독의 방식은 딱 그런 것"이라고 김 감독이 자신에게 저지른 끔찍한 성폭력을 폭로했다. 김기덕 감독에게 성폭력을 입은 한 여배우의 지인이라는 톱 여배우 K씨는 "친구가 배우의 꿈을 잃어버린 정도가 아니다. 대인기피증이 오고 공황장애가 왔다. '내가 왜 이걸 일찌감치 찾아가서 어떻게 복수라도 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삶이 마비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스태프들의 추가 증언도 이어졌다. 김기덕 감독 영화에 분장 스태프로 참여했다는 D씨는 "멀리서 이름을 부르길래 달려갔더니 정말 다짜고짜 '나랑 자자'고 말하더라. 너무 놀라서 당황스러워했더니 '자기 연애 잘한다'고 하더라. 숙소 앞에서 나를 부른 적도 있었다. 동생들이 없다고 하는데도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20분씩 기다렸다"고 폭로했다. D씨는 "우스갯소리로 김기덕 감독 영화 현장 갈 때는 각오를 하고 가든, 아니면 거지같이 하고 가든 눈에 띄지 말라는 말을 여자 스태프들끼리 했다"고 이미 김기덕 감독의 성폭력 사실이 영화계에 파다하게 퍼져있다고 주장했다. 
조재현의 피해자들도 눈물로 고통을 호소했다. 앞서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재일교포 여배우 F씨는 "내가 죽더라도 진실을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눈물을 쏟았다. 조재현은 성폭행을 당했다는 F씨의 주장에 "불륜 관계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F씨는 "내가 배우도 못하고 여자로서 삶이 망가진 것도 다 조재현 탓"이라며 "내가 일찍 말했으면 다른 피해자들이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오히려 죄책감을 토로했다. 
우연히 만난 곳에서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 했다는 추가 피해자 H씨의 증언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연예 기획사를 다니던 지인을 따라 드라마팀 회식에 참석했다가 봉변을 당할 뻔 했다는 H씨는 "화장실을 가려는데 따라 들어왔다. 화장실 칸 안에서 바지를 벗고 성폭행을 하려고 했다"며 "겨우 탈출한 후 무서워서 바깥에서는 화장실을 갈 수도 없었고 방광염으로 1년 넘게 고생했다. 제가 이 정도인데 더 심한 피해를 당하신 분은 하루하루가 지옥일 거다. 10년이 지나도 그 기억을 다시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괴롭다"고 토로했다. 
H씨는 자신이 용기를 낸 이유에 대해 추가 피해자들 때문이라고 밝혔다. H씨의 사건의 경우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지만,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피해자들이 있어 조재현을 처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최근까지도 조재현의 추가 피해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아 왔다는 H씨는 "최근까지도 피해 사실이 있었다. 그래서 제가 더 용기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소시효 안에 있는 그분들이 조금 더 용기내서 신고하고 고소를 해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그런 부분에서 제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은 여전히 성폭력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기덕 감독은 제작진의 인터뷰 요청에 "저는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 방송 관계자와 대질을 할 수 있냐고 연락이 와서 저는 못한다고 했다. 공정한 방송인지 가려달라고 소송을 했다. 무엇을 방송하든 생각대로 의도대로 하면 되고 그 방송 또한 제가 아는 사실과 다르면 소송을 추가로 해서 법적으로 밝히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재현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성폭행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은 "성폭력은 없었다"고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이들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추가 피해자들은 연이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피해자들의 아픔만 커지고 있다. /mari@osen.co.kr
[사진] MBC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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