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배우 조재현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은 추가 피해자들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경찰 조사가 다시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7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김기덕 감독, 조재현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추가 증언이 공개됐다.
특히 조재현과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성폭행을 당할 뻔 했다고 고백한 추가 피해자 일반인 H씨의 증언은 충격적이었다. H씨는 연예 기획사에 일하던 지인을 따라 우연히 조재현이 있는 자리에 가게 됐고, 무심히 향한 화장실에서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 했다.

H씨는 "드라마팀이 회식을 하는데 곧 팬사인회 분위기로 바뀔 거니까 같이 가자고 하더라. 시간도 그리 늦지 않아서 따라갔다. 고기집인 줄 알고 따라갔는데 지하에 위치한 가라오케였다. 제가 나가려고 하니까 4명이 막아서면서 다른 사람들도 온다고 못 나가게 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H씨는 "화장실을 가려는데 조재현이 따라와서 성폭행을 하려고 했다. 바지를 벗고 제가 저항하려고 하자 '다쳐'라고 협박했다. 겨우 탈출했는데 무서워서 바깥에서는 화장실을 갈 수도 없었고, 방광염으로 1년 넘게 고생했다"며 "제가 이 정도인데 더 심한 피해를 당하신 분은 하루하루가 지옥일 거다. 10년이 지나도 그 기억을 다시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괴롭다"고 눈물을 쏟았다.

경찰은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에 대해 내사 및 사실 확인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건은 싱겁게 종결됐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오래 전 사건을 겪었고,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
경찰 관계자는 "피해 내용이 다 공소시효가 이미 지난 사안들이었고 우리가 처벌할 수 없는, 명백하게 공소권이 없는 사안에 대해서 저희가 소환해서 근거할 근거가 없다. 수사는 절차라는 게 있는데 근거와 절차라는 걸 무시하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H씨의 주장은 달랐다. 최근까지도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있다는 것. H씨는 "최근까지도 피해 사실이 있었다. 그래서 제가 더 용기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소시효 안에 있는 그분들이 조금 더 용기내서 신고하고 고소를 해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그런 부분에서 제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씨와 연락을 주고받던 또 다른 추가 피해자는 조재현에게 오히려 공격을 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잠적해 버렸다고. H씨는 "무서워서 다 차단하고 집에만 숨어있다고 하더라. 그분은 굉장히 심한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며 "저랑 연락이 됐었던 다른 피해자도 최근까지 피해 사실이 있었다"고 말했다.
공소시효가 남아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과연 'PD수첩'의 2차 폭로는 새로운 국면 전환을 가져올 수 있을까. 여전히 끝나지 않은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의 성폭력 의혹에 관심이 쏠린다. /mari@osen.co.kr
[사진] MBC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