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KBO가 발표한 7월 월간 MVP는 SK 제이미 로맥이었다. 로맥은 7월 한 달간 21경기 타율 3할8푼7리 29안타 9홈런 23타점 14득점 4도루로 활약하며 2위 SK를 이끌었다. 리그 전체 홈런 1위(35개)에 빛나는 선수이기도 하다.
그런데 7월 성적만 보면 로맥보다 뛰어난 선수가 KT 멜 로하스 주니어였다. 로하스는 7월 21경기에서 타율 4할3푼4리 36안타 9홈런 22타점 25득점 6도루를 기록했다. 타율·안타·홈런·득점 외에 출루율(.500)·장타율(.807)까지, 6개 부문에서 월간 1위일 만큼 압도적인 성적이었다.
로하스가 기록상으로 로맥에게 밀린 건 타점 하나뿐, 그마저도 1타점 차이였다. 팀 성적으로 봐도 7월에는 KT가 12승8패1무로 월간 3위에 오르며 4위 SK(13승9패)보다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하스는 로맥에게 밀려 7월 월간 MVP를 놓쳤다. 어떻게 된 것일까.

기자단 투표에선 로하스가 30표 중 17표를 얻어 여유 있게 1위 올랐다. 로하스에 이어 최원태(넥센·8표)-로맥(SK·4표)-팀 아델만(삼성·1표) 순이었다. KBO리그 출입기자단 투표로 월간 MVP가 결정된 지난해 방식이었다면 로하스는 무난하게 수상했을 것이다.
그런데 올해부터 KBO 월간 MVP 선정방식에 변화를 줬다. 기자단 투표뿐만 아니라 신한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신한SOL(쏠)'에서 야구팬들을 대상으로 한 투표 결과도 반영한 것이다. 각각 50% 비율로 합산한 점수로 월간 MVP를 최종 선정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팬 투표에서 로맥이 4만9482표 중 3만927표를 휩쓸었다. 득표율이 무려 62.5%.에 달한다. 6172표로 팬 투표 3위에 그친 로하스는 로맥에 5배 차이로 뒤졌다. 그 결과 총 점수에서 로하스가 34.57점을 얻어 37.92점을 받은 로맥에게 밀리며 월간 MVP 수상에 실패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이렇게 로맥에게 팬 투표가 쏠렸을까. 올해 KBO리그 타이틀 스폰서인 신한은행은 5일 동안 팬 투표가 종료된 뒤 참가자 10명에게 추첨을 통해 월간 MVP 선수의 사인 유니폼 등을 경품으로 증정한다. 문제는 'MVP 수상자에 투표한 참가자'에게 경품이 주어지다 보니 초반 표심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다.
실시간 팬 투표 결과도 공개된다. 참가자들은 경품을 얻기 위해 팬 투표 1위인 선수에게 표심이 쏠린다. 성적보다 경품에 초점이 맞춰진 투표가 되면 의외의 결과가 나오게 될 수밖에 없다. 투표 비율이나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7월 로하스처럼 압도적 성적에도 월간 MVP를 놓치는 사례가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