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1일 잠실 두산전. 전준우(롯데)는 데뷔 첫 풀타임 시즌에 시즌 19호 홈런을 때려냈다. 이후 2010년 내에, 혹은 이듬해 시즌이라도 전준우에게 20홈런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듯 했다. 하지만 20홈런이라는 고지를 밟는데에는 무려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전준우는 10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 8-4로 앞선 6회초 무사 1루에서 KIA 유승철을 상대로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로써 전준우는 올해 데뷔 첫 20홈런을 기록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전준우에게 홈런 20개는 꿈의 숫자였다. 그렇다고 실현 불가능한 기록도 아니었다.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이던 2010년 19홈런을 기록하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후 한 번도 19홈런을 뛰어넘은 시즌이 없었다. 지난해 18홈런을 기록하며 2010년 이후 최다 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지난해보다 홈런을 더 쳐야겠다 생각하고 있다. 어느 타순에서든지 20홈런은 넘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닿을 듯 말 듯 했던 20홈런을 비로소 기록하면서 전준우는 자신의 다짐을 실천해냈다.
홈런뿐만 아니라 올 시즌 대부분의 기록이 커리어 하이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올 시즌 타율 3할4푼4리 135안타 77득점 56타점 출루율 3할9푼7리 장타율 0.573 OPS는 0.970이다. 2011년 162안타를 때려내며 시즌 최다 안타를 기록했는데, 올 시즌은 183안타의 페이스다. 타점 역시 지난해 69타점이 최고 기록이고 최다 타점 경신에 불과 14타점만 남겨두고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 OPS는 지금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데뷔 후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것은 문제 없을 전망.
과거 장타와 정확성 사이에서 고민했고 방황했다. 하지만 지금은 두 가지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하면서 완전체의 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완전체 타자와 자신의 가치 상승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을 했는데, 올 시즌 그 결실을 맺고 있는 것. 그는 "한 가지만 잘하는 선수가 롱런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타율과 홈런, 출루 모든 부분에서 뛰어나야 한다"면서 "아직은 정립하는 단계이지만 좋은 타구를 생산하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했던 것이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하면서 완전체 선수로 거듭나기 위한 고민을 드러냈다.
이제 이대호, 손아섭만으로 롯데의 타선을 설명하긴 힘들다. 8년의 기다림 끝에 첫 20홈런을 찍었고 완전체 타자로 거듭난 전준우는 롯데의 확실한 공격 옵션으로 자리잡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