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아구대표팀 명단이 최종 확정됐다. 막판 4명이 바뀌는 진통 속에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선수도 9명으로 늘어났다. 다만 구단별로 온도차는 읽힌다.
선동렬 야구대표팀 감독은 13일 KBO 회관에서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고 야구대표팀 엔트리 변경을 결정했다. 당초 6월 발표됐던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최정(SK), 박건우(두산), 차우찬 정찬헌(이상 LG)이 부상으로 이번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이에 선 감독은 최원태 이정후(이상 넥센), 장필준(삼성), 황재균(KT)을 새롭게 대표팀에 발탁했다.
선 감독은 “코칭스태프들과 여러 후보들을 대상으로 검토한 결과 현재 몸 상태와 KBO 리그 성적, 컨디션 등을 고려해 아시안게임에서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를 최종 선택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 중 최원태와 이정후는 아직 미필이다. 이로써 대표팀 미필 선수는 당초 7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 이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미필자(총 13명)보다는 줄어든 인원이지만, 그래도 전체 엔트리에서 37.5%에 이르는 적지 않은 비중이다.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에만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병역을 너무 밀접하게 연관시켜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간과할 수도 없는 부분이다. 실제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처럼 병역 혜택이 있는 대회를 앞두고 매번 불거지는 논란이기도 하다. 선수들로서는 절실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좀 더 안정적으로 프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인데다 당장 프리에이전트(FA)를 2년 당길 수 있느냐 없느냐가 걸려 있다.
소속팀으로서는 선수들의 FA 자격이 빨라지는 단점은 있지만, 그래도 미래 전략 구상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대표팀 차출을 어느 정도 반기는 분위기다. 가장 관심이 모이는 팀은 넥센이라고 볼 수 있다. 당초 미필자는 김하성 한 명이 발탁됐으나 이정후 최원태가 극적으로 대표팀에 승선했다. 금메달을 딸 경우 세 명의 젊은 핵심 자원들이 대거 군 문제를 해결한다.
삼성도 박해민 최충연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두산도 박치국 함덕주라는 마운드의 미래가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NC는 주전 2루수인 박민우가 미필 선수다.
LG는 오지환 한 명이 미필이지만, 어쩌면 사정은 더 절박하다. 다른 팀에 비해 수는 적지만 절박함이 다르다. 이를 테면 넥센의 세 선수는 아직 병역을 해결할 기회가 더 남아있다. 이론적으로 최원태 이정후의 경우 2022년 아시안게임을 봐도 된다. 최충연 박치국 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오지환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할 경우 현역으로 입대해야 한다. 대체할 만한 자원도 없어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반면 미필 대상자가 아예 없는 팀도 절반에 이른다. 양현종 안치홍 임기영이 대표팀에 뽑힌 KIA, 이재원 박종훈이 가는 SK, 정우람의 한화, 손아섭의 롯데, 황재균의 KT가 그렇다. 금메달을 따면 당연히 좋겠지만, 다른 팀에 비하면 한걸음 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여론이 갈리는 것도 이와 어느 정도 연관이 있지 않겠느냐는 시선 또한 존재한다. /skullboy@osen.co.kr
[사진] 오지환(왼쪽)-김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