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③] 주지훈 "하다하다 이젠 판타지 SF까지, 배우로서 감사한 일"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8.15 09: 03

 (인터뷰②에 이어)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사나이픽처스 영화사 월광)은 실제 남과 북 사이 벌어졌던 첩보전의 실체를 처음으로 그린 한국형 첩보물이다. 그러나 총격신, 카체이싱, 격투신 등이 없어 ‘구강 액션’으로 불린다.
‘공작’의 타임라인은 1993년부터 2005년까지, 남북 관계가 북핵 이슈로 전쟁 직전의 긴장이 감돌았던 때부터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시기를 아우른다. 대북 스파이 흑금성(황정민 분)의 첩보전을 통해 남과 북 사이에 존재했던 긴장감과 경계심, 더불어 같은 민족이기에 오갈 수밖에 없었던 동지애를 영화는 폭넓게 그려내고 있다.
주지훈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남북한 정세에 대해 아예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며 “흑금성 사건이 벌어졌던 1990년대는 제가 초등학생 때다. 그땐 정치에 대해 잘 모를 나이지 않나. 하지만 영화를 시작하고 나서 정확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공작’은 2017년 1월 크랭크인 해 7월까지 촬영을 마쳤지만 영화를 기획한 시기는 이보다 앞선 박근혜 정권시절이었다.

영화 제작 사실을 숨기기 위해 본래 제목 ‘흑금성’을 숨기고 가제 ‘공작’으로 진행하고 있었는데, 윤종빈 감독은 입에 붙어 익숙해진 ‘공작’으로 제목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주지훈은 “제가 당시에 용기를 갖고 영화에 참여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웃음). 많은 자본이 들어간 영화이긴 하지만 (감독이나 배우로서) 어려운 선택이었다. 이런 얘기를 세상 밖으로 던질 용기를 가졌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런 얘기를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반성했다. 우리나라의 한 국민으로서 돌아가는 정세에 관심을 갖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켜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판문점 선언을 봤는데 가슴이 뭉클했다. 평화라는 단어가 주는 힘이 있는 거 같다. 모두가 바라는 것이지 않나. 아직 내전 중인 나라도 있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다. 내 눈 앞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닌데도 말이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원하는 게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공작’은 큰 시도였고 좋은 메시지를 지녔다고 본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4·27 판문점 선언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발표한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이다.
지난 2006년 드라마 ‘궁’으로 높은 인기를 얻은 주지훈은 이후 ‘마왕’(2007) ‘다섯 손가락’(2012) ‘메디컬 탑팀’(2013) ‘가면’(2015) 등의 드라마부터 ‘키친’(2009) ‘나는 왕이로소이다’(2012), ‘결혼전야’(2013) ‘좋은 친구들’(2014) ‘간신’(2015) ‘아수라’(2016) ‘신과 함께1’(2017) ‘신과 함께2’(2018) 등의 영화까지 비교적 많은 장르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아왔다.
“제가 출연했던 작품들 가운데 모르는 게 있다는 것은 시청자 분들이 보지 않으셨단 얘기고 사랑을 못 받았단 의미다. 저는 지금까지 코미디, 액션, 로맨스 코미디 등등 여러 장르를 해왔다. 뮤지컬도 했고, 무대에도 서 봤다. 하다하다 이제 판타지 SF까지 했다(웃음). 배우로서는 굉장히 감사한 일이다. 영화나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가 의미 있는 건 좋은데 사랑을 못 받으면 아직까진 슬프다.”/ purplish@osen.co.kr
[사진]키이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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