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니아’를 통해 생애 첫 예능에 도전한 배우 구자성. 그런 그는 예능 속에서 공룡에 먹혀 사망하는(?) 전례 없는 운명을 맞게 됐다. 예능 프로에서 사망 설정을 받다니, 충격의 반전이었지만 이 또한 ‘긍정 아이콘’ 구자성에게는 즐거운 경험이다. “임팩트 있고 좋잖아요”라며 자신의 사망 설정에 만족해하는 구자성을 보니, 왜 그가 ‘두니아’에 합류했는지 알 것 만 같은 기분이다.
구자성은 MBC 예능 프로그램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이하 ‘두니아’)에 출연하며 두니아 속 모험가로 변신했다. 그는 유노윤호, 딘딘 등 다른 멤버들과 함께 두니아로 워프됐지만, 최근 그가 공룡에 먹혀 사망했다는 반전이 드러나면서 아쉽게도 ‘두니아’에 중도하차(?)하게 됐다. 이제는 영혼의 불투명한 모습으로 멤버들의 옆에서 뛰고 있는 구자성을 만나니 웃음이 나는 것은 왜일까. 구자성 또한 “처음으로 예능 프로에 출연했는데 공룡에 먹힐 줄은 몰랐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예능은 처음으로 하는 건데, 출연진 형, 동생들이 너무나 좋아서 잘 적응했다.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촬영을 다녀와서까지도 함께 만나며 우정을 다지고 있다. 해외 촬영을 함께 하니 확실히 빠른 시간 안에 가까워진 것 같다. ‘두니아’에 합류한 계기는 무엇이냐고? 평소에 오지에서 살아남는 예능을 하고 싶다고 어필했는데 ‘두니아’에 가게 됐다. 포맷을 아예 모르고 갔는데, 처음 한 3일은 모두가 ‘이게 뭘까’하며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웃음)”

‘정법’을 생각하며 갔다가, 난생 처음 접하는 포맷의 예능에 합류하게 된 구자성. 당황했을 법도 한데, 그는 “우리도 3, 4일 촬영을 하고 나니 ‘이게 이렇게 되는 거구나’하며 알게 됐다. 시청자 투표를 위한 2가지 버전을 모두 촬영하면서 우리끼리는 ‘정말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무한 애정을 쏟아냈다. 게임 세계관을 예능에 접목시켜 시청자 투표로 주인공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두니아’가 아직은 낯설단 시청자들의 반응이 구자성에게는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이게 포맷이나 룰을 이해하고 나면 정말 새로운 재미가 느껴지는 예능이다. 그런데 이 재미를 시청자들이 단번에 느끼기엔 어려웠던 것 같다. 요즘 예능에서 보지 못한 포맷이라 더욱 그랬을 것이다. 제가 출연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저는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고, 본방사수를 하고 있다. 우리끼리 찍을 때에도 결말을 모르니까 밤새 ‘어떻게 될까’라는 주제로 엄청 얘기를 많이 했다. 요즘에는 회차가 좀 진행돼서 재미있다는 분들도 많이 봤다. 신선함에 공감을 하며 보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시청자 투표로 색소폰 리드를 불어 공룡의 주의를 끈 대신, 라이터로 횃불을 붙여 공룡을 위협하는 행동이 선택된 구자성은 그만 공룡에 먹혀 죽음에 이르게 됐다. 시신을 찾지 못해 유노윤호처럼 부활도 못 한다는 설정이다. 이제는 ‘두니아’에 나오지 못한다는 게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아쉽긴 한데 후회는 없다. 임팩트가 있지 않냐”며 “공룡에 먹히는 장면이 생각보다 잘 나왔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라이터가 선택되는 걸 보면서 그때서야 비로소 ‘내가 죽는구나’ 알았다. 만약 내가 살았다면 그 뒤에 미주와 (권)현빈이가 현실로 워프되는 설정도 모두 다 바뀌었을 거다. 한순간의 선택으로 뒤의 내용이 전부 바뀌는 거다. 그런 걸 보면 박진경 PD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만약 시청자들이 색소폰 리드를 선택해 내가 살았다면 어땠을 것 같냐고? 임팩트는 아마 죽는 게 더 컸을 거다. 함께 다음 촬영을 가지 못한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 ‘식스센스’ 패러디도 잘 나오고 재미있게 나온 거 같아 만족한다.”
이번 ‘두니아’로 첫 예능 데뷔를 한 구자성은 “한슬이나 오스틴강 모두 예능이 처음인데 유노윤호 형, 딘딘 형, 돈스파이크 형 등이 리드를 잘 해줬다”고 회상했다. ‘두니아’를 통해 예능적으로 배운 것이 있느냐고 물으니 그는 “형들이 ‘멘트를 빨리 치고 나가라’고 조언해줬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 조언을 받아들인 덕분에 자신의 분량이 조금이나마 늘어난 게 아닐까 한다며 구자성은 형들에게 고마워했다.
“예능이 처음이니 주어진 것에 일단 최선을 다 하고 열심히 했다. 그렇게 일만 하다 보니 말이 없어졌다. 그리고 대사가 정해져있는 드라마를 하다가 예능을 하려니 타이밍을 잘 모르겠더라. 예능을 많이 한 멤버들이 그런 내게 ‘멘트를 빨리 치고 나가라’고 조언해줬다. 그걸 들으니 조금씩 감이 오더라. 그런 조언이 정말 고마운 게 사실 촬영을 하면 자신의 것을 하기에도 바쁠 텐데 형들은 예능을 한 번도 안 해본 우리한테 신경을 많이 써줬다. 그래서 나도 많이 나아진 것 같다.”
‘두니아’를 통해 색다른 경험을 한 구자성은 이제 드라마 ‘사자’ 촬영장으로 돌아가 배우로 돌아가게 된다. 잠깐이었지만 ‘두니아’를 통해 예능의 세계를 맛본 구자성은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난 게 제게는 제일 좋았던 것 같다”며 ‘두니아’를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했다. “당분간은 배우로 열심히 연기하겠지만, 기회가 되면 언젠가는 또 예능을 해보고 싶다”며 구자성은 ‘예능 꿈나무’로서의 꿈을 키워갔다. / yjh0304@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