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는 만회할 기회가 있었지만 토너먼트는 한 걸음 미끄러지면 낭떠러지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오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밤 9시 30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서 중동 강호 이란과 8강행을 다툰다.
한국은 지난 20일 키르기스스탄과 대회 조별리그 최종전서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겨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추가골이 나오지 않아 마지막까지 가슴을 졸였다. 작정하고 내려선 상대의 밀집수비를 깨는 데 애를 먹었다. 말레이시아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호흡에 문제가 있다. 김학범 감독은 연이어 미드필드가 삐걱댄 원인으로 "실전 경기 경험이 없어 조별리그를 실전 삼아서 했다. 미드필더와 공격수, 미드필더와 수비수의 호흡에 문제가 있다. 그동안 시행착오가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맞추느냐가 관건이다."
한국은 당초 8일 이라크와 평가전을 치른 뒤 자카르타로 떠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조추첨 오류로 일정이 계속 꼬이면서 이라크전이 끝내 취소됐다. 대표팀은 실전 호흡을 맞추지 못한 채 결전지에 입성해 지금까지 조직력 문제로 고전하고 있다.
중원 자원으로 제 몫을 해주고 있는 황인범(아산)은 미드필더들의 실수에 대해 "수비수와 미드필더만의 잘못은 아니"라며 "전체적으로 호흡이 잘 맞지 않는다"고 수장과 비슷한 뜻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서로의 장단점을 알아가고 있다. 갈수록 경기력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희망을 노래했다.
윙백과 풀백을 가리지 않고 활약하고 있는 김문환(부산)도 "경기가 끝날 때마다 항상 미팅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얘기하고 있다"면서 "이런 부분을 항상 생각하면서 플레이하고 있다"고 대비책을 밝혔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소통이 중요하다. 선수들끼리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격수는 공격수끼리 미드필더는 미드필더끼리 대화를 통해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예행연습은 조별리그 3경기를 통해 충분히 했다. 이제 더 이상 변명거리도,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다. 또다시 삐걱대면 나락으로 떨어진다. 진짜 원팀이 돼야 금메달 도전도 이어갈 수 있다./dolyng@osen.co.kr
[사진] 반둥(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