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에 시끄러운 세리에... 이탈리아 축협, 라치오 강력 징계 예고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08.22 11: 03

이탈리아 세리에 A 라치오가 강성 서포터스들의 성차별 활동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탈리아 '풋볼 이탈리아'는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축구협회(FIGC)의 미셸 우바 사무총장은 울트라스가 경기장 내 특정 구역 여성을 금지하는 연판장을 돌린 라치오 구단에 대한 조사와 징계를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라치오의 강성 울트라스들은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리는 홈경기에서 쿠르바 노르드(북쪽 스탠드)의 응원을 위한 '신성한 공간'에 여성과 아이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연판장을 돌렸다. 연판장에는 라치오 울트라스 리더의 서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치오 울트라스는 홈구장인 스타디오 올림피코 경기장의 쿠르바 노르드는 자신들에게 신성한 공간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쿠르바 노르드는 명문화되지는 않지만 지켜야 할 규정이 있는 공간이라고 연판장을 정당화했다.
고대 그리스를 떠올리게 하는 라치오 울트라스의 연판장은 이탈리아 세리에 A 개막전 직전에 발표하여 논란을 일으켰다. 연판장에서 라치오 울트라스는 "쿠르바 누르드의 앞 좌석들은 항상 우리들에게 참호 같은 공간이다. 참호에서 우리는 여자, 아내, 여자친구를 초대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어 "따라서 우리는 여성들을 쿠르바 노르드의 10번째 열부터 초대하겠다. 만약 로마에서 로맨틱한 데이트를 위해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커플)은 올림피코 경기장의 다른 스탠드로 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과거 라치오에서 뛰며 이탈리아 여자대표팀의 공격수로 활약한 캐롤라이나 모리스는 서포터스의 주장에 대해서 "말도 안 된다. 중세로 돌아간 느낌이다"며 "나는 저러한 주장을 한 서포터스가 경기장에서 영원히 금지되기를 원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과거 라치오 울트라스들은 인종차별과 과격한 응원들로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2017년 10월에는 홈경기 응원 도중 2차 세계 대전 당시 홀로코스트의 희생자인 안네 프랑크의 사진에 라이벌팀 AS 로마의 유니폼을 합성하여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라치오 울트라스들의 만행으로 인해 이탈리아 축구 협회와 라치오 구단이 나서서 '우리는 모두 안네 프랑크'라고 인종 차별 방지 행사를 진행한 전례가 있다. 당시 라치오 선수들은 안네 프랑크의 이미자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훈련을 진행해야만 했다.
풋볼 이탈리아는 "라치오 서포터스의 차별적인 행동에 대한 자체 조사가 있었다. 만약 혐의가 입증되면 라치오 울트라스와 구단은 명확하게 처벌받을 것이다. 우바 FIGC 사무총장은 개인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그 문장은 명백하게 차별적인 발언이라는 생각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우바 FIGC 사무총장은 "스포츠 중재 재판소 같은 조사 기관이나 사법부가 직접 이번 사태를 검토할 것이다. 사실 조사할 것도 없이 이번 사태를 다시 살펴보기만 해도 된다. 징계가 유력하지만 그것은 내가 아닌 조사 기관에 달려 있다"고 단호한 대처를 예고했다.
이어 "만약 차별을 정당화한 라치오 울트라스의 생각이나 주장에 동조하는 언론이나 여론이 있어서는 안된다. 만약 그런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축구를 넘어 사회 전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결코 차별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라치오 구단은 억울하다며 무죄를 호소하고 있다. 라치오 대변인은 "이번 사태에 우리 구단은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 울트라스의 일부가 단독 행동을 저지른 것이다. 수많은 라치오 팬들 중 일부의 일탈이다. 구단 입장에서 이런 데모를 모두 막을 수 없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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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간은 캐롤라이나 모리스. 아래는 안네의 날 행사에 참석한 라치오 로티토 구단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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