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펜싱 남자 에페 대표팀의 진군이 4강에서 멈췄다.
정진선(34, 화성시청) 박경두(34, 해남군청) 박상영(25, 울산광역시청)으로 구성된 한국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센드라와시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에페 단체전 4강에서 중국에 41-45로 패했다.
이로써 세계랭킹 1위 한국은 4연패에 실패했다.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대회까지 3연패에 성공했던 남자 에페였지만 이번에는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개인전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에 그친 박상영과 정진선에게도 아쉬운 결과였다. 특히 정진선의 은퇴 무대에 함께 한 박상영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아쉬움이 컸다.
박상영은 경기 후 "아시안게임 동메달이 못했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준비해 온 과정에 비해 아쉬운 결과라는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 생각한다. 결과를 받아들이겠다. 다시 한 번 준비해야겠다"는 박상영은 "평소 컨디션이라고 할 수 없지만 방해될 정도는 아니었다. 중국 선수들의 전략이 정말 좋았다. 지고 있는 순간에서도 수비를 선택하는 등 변칙적인 전략을 사용해서 우리가 휩쓸린 것 같다"고 패배를 깨끗하게 받아들였다.
무엇보다 이 경기는 맏형 정진선의 은퇴경기이기도 했다. 박상영은 "대표팀에 들어왔을 때부터 5년 동안 선생님처럼 따라다니던 형의 마지막 은퇴경기에 좋은 결과가 나지 않아서 힘들다"면서 "개인적인 목표도 있었지만 같은 선수로 같이 뛰는 마지막 경기였는데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들이 있는 것 같다. 지금 다리가 많이 떨린다. 열심히 하려고 준비했는데"라면서 살짝 눈시울을 붉혔다.

박상영은 "진선이 형은 제가 대표팀에 있었던 시간 동안 대한민국을 책임지는 에이스 역할을 해왔다. 항상 짐이 많았고 누구보다 많은 활약을 했다. 그랬던 형에게도 마지막 경기라고 하니 부담이 많이 됐다. 진선이 형이 우리에게 미안해 할 필요 없다. 진선이 형 덕분에 진 경기보다 이긴 경기가 더 많다. 한국에서도 좋은 시간 보냈으면 좋겠다"고 웃어보였다.
박상영은 "진선이 형이 마지막이라고 말했을 때부터 조금씩 책임감을 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진선이 형에게 바통을 이어받는 경기였는데 정말 아쉽다"고 아쉬운 표정으로 퇴장했다. /dolyng@osen.co.kr
[사진]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