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배구가 더 중요해?’ 한국농구, 중계방송도 찬밥대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8.23 05: 50

국가대표 농구경기 중계가 타 국가 종목에도 밀리고 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바스켓홀에서 개최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A조 예선 3차전에서 태국을 117-77로 물리쳤다. 3연승을 달린 한국은 A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남자농구 태국전은 오후 8시 30분 시작됐다. 경기가 시작됐지만 중계방송사 SBS스포츠는 남자배구 E조 2차전 중국 대 태국전 5세트를 계속 중계했다. 경기는 풀세트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5세트 17-15로 중국이 이겼다. 오후 8시 44분으로 농구경기는 이미 14분이 지난 상태였다.

광고까지 상영된 후 농구경기는 1쿼터 종료 1분 26초 남은 오후 8시 45분부터 중계됐다. 한국이 19-16으로 앞선 시점이었다. 경기가 타이트하게 진행됐지만 시청자들은 그 전에 어떤 장면이 있었는지 알 길이 없었다.
경기를 앞두고 SBS스포츠는 ‘곧이어 남자농구 경기가 중계될 예정이니 양해를 바란다’는 자막을 내보냈다. 중계방송사 입장에서 계속 중계하던 경기를 중간에 끊기는 애매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남자배구 경기도 아닌 타국끼리 경기를 한국농구보다 우선시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타국 경기를 끊고 남자농구를 처음부터 중계하는데 과연 반대할만한 사람이 있었을까? 배구경기가 예상보다 길어졌다면 남자농구 경기를 작은 화면으로 하단에 내보내는 차선책도 고려할만 했다. 하지만 그런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인터넷 게시판에서 농구팬들은 “방송국은 중국배구가 한국농구보다 더 중요하냐?”, “방송국이 광고한 제품 불매하겠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가뜩이나 인기가 떨어져 중계방송 우선순위에서도 밀리는 농구다. 평소에는 프로야구에 밀려 스포츠 채널에 편성되기가 쉽지 않다. 아시안게임 같은 종합대회서는 메달획득이 유력한 종목이 우선으로 중계되다보니 농구는 또 찬밥대우다. 농구팬들은 인터넷 중계를 뒤져가며 대표팀 경기를 시청하고 있다.
그나마 지연중계라도 된 남자농구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이번 대회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3대3 농구는 인터넷으로 중계방송을 찾아 봐야 할 정도로 관심이 더욱 적다. 농구는 시청률이 떨어지는 컨텐츠다. 중계방송사가 상업주의 논리를 내세운다면 농구는 사실 할 말이 없다.
적어도 아시안게임에서는 시청률보다 보편적 시청권이 우선시 돼야 한다. 특히 한국대표팀 경기라면 종목을 막론하고 최소한 다른 나라 경기보다는 우선적으로 중계가 돼야 한다. 타국 배구경기에도 밀리는 한국농구의 현실을 보면서 농구팬들은 또 다시 한탄을 하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