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수(서울)가 김영권(광저우 헝다)처럼 반전의 아이콘이 될 수 있을까.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밤 9시 30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서 중동 강호 이란과 8강행을 다툰다.
한국은 지난 20일 키르기스스탄과 대회 조별리그 최종전서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진땀승을 거뒀다. 조 2위로 16강엔 올랐지만 추가골이 나오지 않아 마지막까지 가슴을 졸여야 했다.
16강 상대인 이란은 전통의 중동 강호다.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과 함께 최다 우승(4회)을 자랑한다. 이번 대회엔 젊은 피들이 참가했다. 2020 도쿄 올림픽을 겨냥해 17~22세의 팀으로 꾸렸다. 한국은 3명을 모두 뽑은 와일드 카드도 없다.
한국은 악재가 있다. 수비 핵심 김민재(전북)가 조별리그 경고 누적 2회로 이란전에 결장한다. 김민재는 1~3차전에 모두 선발로 나섰다. 2차전엔 주장 완장을 차기도 했다. 스리백(1~2차전)에서 포백(3차전)으로 형태가 바뀔 때에도 김민재가 중심을 잡는 건 변하지 않았다.
소속팀과 대표팀서 경험이 풍부한 황현수가 김민재를 대신해 뒷마당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김학범 감독은 "황현수와 조유민을 모두 준비시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황현수는 말레이시아와 2차전에 결정적인 실수가 있었지만 김민재가 합류하기 전까지 김학범호의 수비를 책임진 리더였다. 3차전에 충분히 휴식을 취한 만큼 제 기량을 찾는다면 이란전 승리의 열쇠가 될 수 있다. 황인범(아산)도 "현수 형이 중심을 잡아줘야 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황현수는 2018 러시아 월드컵서 반전 계기를 마련한 김영권을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 김영권은 대회 개막 직전까지도 그라운드 안팎의 실수로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지만 경기력으로 모든 논란을 해소했다. 김민재가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말끔히 메우며 찬사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이란전에 김민재가 나서지 못하면서 황현수도 비슷한 상황을 맞았다. 황현수는 말레이전에 치명적인 실수를 했지만 만회할 능력이 있는 선수다. 지난해 김민재와 함께 K리그1(K리그 클래식) 영플레이어상(신인상) 후보에 오르며 잠재력을 입증했다. 황현수는 올 시즌 K리그1 14경기에 출전하며 서울의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황현수가 김영권이 그랬던 것처럼 들끓는 비난여론을 돌려세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doly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