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동안 881구를 던졌다. 제100회 여름 고시엔 고교야구 전국대회에서 최고 스타로 떠오른 요시다 고세이(18·가나아시농고)의 투구수다. 우승은 오사카 토인고였지만 요시다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고 있는 건 그의 엄청난 투구수 때문이다.
요시다는 지난 8일 1회전 가고시마실업고전 9이닝 157구 1실점 완투승을 시작으로 14일 2회전 오가키 니혼대부속고전에도 9이닝 154구 3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이어 이틀을 쉬고 17일 16강전 요코하마고전 9이닝 164구 4실점 완투승 투혼을 발휘했다.
여기까진 약과였다. 바로 다음날인 18일 8강전에서 오미고전에도 선발등판한 요시다는 9이닝 140구 2실점 완투승을 만들었다. 이틀간 18이닝 304구를 던진 것이다. 하루를 쉬고 20일 준결승전 니혼대 제3고 상대로도 9이닝 134구 1실점 역투로 5경기 연속 완투승하며 포효했다.

아키타 연고 고교팀으로 지난 1915년 제1회 고시엔대회 이후 103년 만에 결승전에 오른 요시다는 21일 결승전에서 최초 6경기 연속 완투에 도전했다. 그러나 오사카 토인고를 맞아 5이닝 132구 12실점으로 무너졌다. 5회를 마친 뒤 주장을 비롯해 팀 동료들이 벤치에 교체를 건의한 뒤에야 교체될 수 있었다. 지역 예선까지 포함하면 11경기에서 1527개 공을 던졌다.
이 같은 요시다의 투구를 보며 일본 야구계도 우려 섞인 시선을 표했다. 22일 일본 '닛칸겐다이'는 '드래프트 1순위 후보로 꼽히는 요시다는 이번 대회에서 총 881구를 던졌다. 투구수를 문제 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고시엔에서 이기면 이길수록 투수는 던지고 또 던져 팔꿈치·어깨가 소모된다'고 했다.
프로와 아마추어 지도자 경험이 풍부한 다카하시 요시마사 평론가는 "요시다의 투구수는 미래를 생각하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특히 엉덩이 통증을 호소한 건 매우 위험하다"며 "20세쯤 어른의 몸이 된다. 고교생에게 성장 과정에서 혹사는 부담이 크다"고 걱정했다. 요시다는 결승전을 마친 뒤 "5회 투구 때 고관절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같은 날 일본 '도쿄스포츠'도 '고교 야구팬들 사이에서 나날이 과도한 등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고교야구연맹도 투구 제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전력 평준화, 100년 고시엔대회 전통, 근성과 투혼을 강조하는 일본야구 특유의 문화로 반대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하지만 일본 레전드 투수 구와타 마스미는 "어른들이 투구수 제한, 연투 금지 등 룰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대에 맞춰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매년 고시엔대회 때마다 혹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고, 프로 입단 후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진 유망주들이 많기 때문이다.
'에이스 잡는 고시엔' 혹사가 사라질지 주목된다. /waw@osen.co.kr
[사진] 일본 닛칸겐다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