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올 시즌을 앞두고 내야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가장 세대교체가 더딘 부분이 내야라고 생각했다. 이에 퓨처스팀(2군) 또한 기본적인 골격을 잡고 선수들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1루는 하성진, 2루는 안상현, 유격수는 박성한, 그리고 3루는 임석진이 구성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그림이었다. 이 중 가장 생각대로 성장하고 있는 선수가 바로 안상현(21)이다. 많은 구단 관계자들은 “경기에 꾸준히 나서면서 가장 큰 폭의 성장을 이뤄낸 선수”라면서면서 차세대 내야수로 기대를 걸고 있다.
안상현은 퓨처스리그 85경기에서 타율 2할8푼9리, 3홈런, 40타점, 23도루를 기록하는 등 전년에 비해 훨씬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시즌 초반 타격이 잘 되지 않았으나 5월 2할9푼2리, 6월 3할3푼3리, 7월에는 3할5푼4리를 기록하는 등 성적이 계속 좋아지는 추세다. 여기에 2루와 유격수, 3루수까지 두루 소화하며 경험을 쌓고 있고 도루 능력은 1군 선수들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청소년 대표팀 출신으로 2016년 SK의 2차 3라운드(전체 26순위) 지명을 받은 안상현은 “센스 하나만 놓고 보면 퓨처스팀에서 최고”라는 극찬을 받는다. 그만큼 가진 잠재력이 많은 선수다. 그 잠재력이 여유를 만나 조금씩 발현되고 있다. 이제 3년차가 된 안상현도 “이전보다는 뭔가 여유가 조금 생긴 것 같다. 생각대로 한 번씩 될 때 잘 풀리는 경향이 있다. 마음가짐도 달라졌다”고 웃었다.
100% 만족은 아니지만,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다. 안상현은 타격 상승세에 대해 “감독님, 코치님과 타이밍을 잡는 연습을 많이 했다. 자세도 조금 교정을 했다.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면서 “수비는 계속 하다 보니 자신감이 붙는 것 같다. 아무래도 경기에 꾸준히 나가다보니 잘 되는 점도 많아지고, 배우는 것도 많아졌다”면서 실전의 중요성을 되새겼다.
손꼽히는 타격 전문가인 김무관 SK 퓨처스팀 감독도 안상현의 공격 잠재력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다. 김 감독은 “방향성 측면에서 많이 좋아졌다. 센터 방향의 타구가 많이 나오는데 이는 고무적이다. 변화구 대처 능력은 아직 모자라지만, 오버스윙이 많이 줄어들었다. 방망이가 나오는 각이 좋아지면서 맞는 면이 많아졌다. 1군 데뷔전에서 우측 방향으로 안타를 친 것도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다 그런 훈련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흐뭇하게 웃었다.
순수 퓨처스팀 선수로는 ‘내야 추천 1순위’였던 안상현은 기다리던 1군 무대도 밟았다. 지난 8월 15일 나주환이 집안의 일로 갑작스레 이탈하자 1군 콜업을 받았다. 워낙 갑작스러운 콜업이라 강화에서 바로 잠실로 이동하는 통에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경기, 자신의 1군 첫 타석에서 안타를 신고하며 좋은 인상을 남겼다.
내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박승욱 최항 강승호가 한 발 앞서 나가는 가운데 박성한도 안상현보다는 코칭스태프가 본 기간이 더 길다. 안상현 또한 이를 잘 알고 있다. 안상현은 “형들이 방망이를 훨씬 더 잘 친다. 나는 수비를 잘 해야 하지 않나 싶다”면서 “긴장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막상 1군에 올라오니 긴장이 되더라. 시즌이 끝날 때까지 가능하면 한 번 더 1군에 올라가는 것이 올 시즌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현재 SK 차세대 내야 구성을 보면 최항 박승욱 박성한은 좌타자들이다. 우타자는 최근 합류한 강승호와 안상현 정도다. 내야가 좌타 일색이 되면 그것도 문제가 생긴다. 성장 속도가 빠른 안상현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여기에 2루와 유격수, 3루수를 모두 경험하며 실적을 쌓고 있고, 도루 능력은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대대로 성장한 SK 내야의 다크호스가 치열한 경쟁에 합류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