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변명이 통하지 않는 무대. 김학범호가 16강서 강호 이란을 만난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은 오는 23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16강전을 펼친다.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서 키르기스스탄에 1-0의 신승을 거두며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앞선 말레시아전 충격 패배의 여파로 조 1위 진출이 좌절됐다.

결국 김학범 감독 본인의 말대로 꽃길 대신 시멘트킬을 걷게 됐다. 16강서 이란, 8강서는 이번 대회 최강팀으로 평가 받는 우즈베키스탄을 만나게 된다.
상대 전력도 전력이지만 기존 계획에는 4강 결승에서 맞붙을 상태였던 만큼 준비도 잘 안된 상황. 김학범 감독은 이란과 16강 대결이 확정된 뒤 "제대로 전력 분석을 하지 못했다"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상대도 힘든데 전력도 완전치 않다. 이승우(헬라스 베로나)가 감기 몸살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수비의 핵인 김민재(전북 현대)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경기력도 신통치 않았다. 김학범호는 말레시이시아전과 키르기스스탄전에서 상대 밀집 수비에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공격 전개나 세밀한 마무리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여러모로 총체적 난국이다. 그래도 피할 수는 없다. 토너먼트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벼랑 끝이다. 여기서 지면 그냥 탈락이다.
첫 선발로 나온 손흥민은 키르기스스탄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하며 팀의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김학범호의 '캡틴' 손흥민은 경기 이후 선수단을 질책하며 대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서 "아직 주장으로 부족하다. 내가 주장이지만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선수들이 노력해주고 있기 때문에 솔선수범해서 위기를 극복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이제는 16강부터는 지면 나가는 거라고 경고했다. 내가 앞장설테니 선수들도 뒤에서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말대로다. 말레이시아전 충격패는 만회할 수 있었지만 이제 충격패 하나는 그대로 탈락이다. 선수들은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해서 토너먼트 무대에 어울리는 달라진 경기력을 보였다.
손흥민은 "소통이 중요하다. 선수들끼리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격수는 공격수끼리 미드필더는 미드필더끼리 대화를 통해 맞추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학범호가 이번 대회 여러 불리한 조건에서 대회에 나선 것은 맞다. 이해할 수 없는 대회 운영이나 조추첨 등으로 당초 계획된 플랜대로 흘러가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변명이 통하지 않는 무대다. 조직력을 다지고 원팀이 되는 과정은 조별리그 3경기로 충분하다. 이제는 오직 결과만이 나와야 한다. /mcadoo@osen.co.kr
[사진] 반둥(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