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지만 제대로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에 이어 팀 승리를 위한 준비를 이어갔다. 그 결과 원더골이 터졌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밤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서 열린 이란과 16강서 전반 40분 황의조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10분 이승우의 쐐기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오는 27일 오후 6시 인도네시아 버카시 패트리어트 찬드라바가 스타디움서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을 치르게 됐다.
이란의 맹렬한 추격이 이어지는 동안 이승우는 쐐기포를 터트렸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수비수 2~3명과 마주한 이승우는 속임수 동작으로 상대 타이밍을 빼앗은 뒤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대회 들어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던 이승우는 첫 선발 출장 경기에서 득점포까지 가동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슈팅을 시도하는 동작에서 모든 힘을 쏟겠다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리고 이를 악물었다.
경기 해설을 맡은 최용수 SBS 해설위원은 이승우에 대해 "상대 수비를 농락했다. 가지고 놀았다"고 평가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승우는 반전을 위해 침착하게 몸을 만들었다. 조별리그 첫 경기 결장하고 2차전과 3차전서 제대로 경기력을 펼치지 못했다. 팀에 합류해 몸살 감기에 걸린 이승우는 빨리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국내에서는 김학범 감독에게 외면 당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개의치 않고 준비했다.
이승우 관계자는 "예선을 마친 뒤 이승우가 다시 긴장의 끈을 바싹 조였다. 정신 무장을 새롭게 하면서 팀 승리를 위해 뛰겠다는 말을 했다. 금메달 보다 매 경기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의 움직임은 분명했다. 측면 공격수로 나선 이승우는 밀집된 이란의 수비를 떨쳐내기 위해 노력했다. 끊임 없이 돌파를 시도했고 기회를 엿봤다.
그 결과 이승우는 후반서 골을 기록했다. 이를 악물고 쏟아낸 결과였다.
아직 이승우의 목표는 완성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곧바로 이어질 8강전 경기다. 우즈베키스탄은 23세 이하 연령대 아시아 최강이다.
이승우는 몸 상태가 여전히 완벽하지 않지만 꼭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 최종 목표지만 일단 중요한 것은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다. 다시 한번 이를 악물고 도전할 준비를 마쳤다. / 10bird@osen.co.kr
[사진] 치카랑(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