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희생 감수' 마에다,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8.24 17: 34

 LA 다저스의 마에다 켄타(30)가 흔쾌히 불펜 투수로 보직을 전환했으나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을 처지다. 불펜 투수로 등판 기회가 불분명하다. 불펜에서 선발만큼 띄엄띄엄 던지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불펜 투수' 마에다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
마에다는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전에서 선발 투수로 던진 후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류현진 등 선발 투수들의 부상 복귀와 마무리 켄리 잰슨이 갑작스런 심장 부정맥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다저스는 불펜진을 재편했다. 지난해 불펜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마에다가 1순위로 선발에서 불펜으로 이동했다.
마에다는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1-1 동점인 9회 등판해 1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빗맞은 안타도 있었고, 무엇보다 제대로 불펜 등판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11일 콜로라도전에서 선발로 5⅓이닝 100구를 던졌던 마에다는 사흘 쉬고 불펜 투수로 나섰고, 결승타를 허용했다. 마에다는 "(선발 후 3일 휴식) 솔직히 던질 것이란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공이 제대로 가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후 마에다는 21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7회 등판해 2이닝 4탈삼진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심장 부정맥 치료를 마치고 복귀한 잰슨이 9회 등판해 홈런 2방을 맞고 패했지만, 마에다는 호투했다.
다저스는 23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1-0으로 앞서다 8회 알렉산더가 대타 오닐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으면서 리드를 날렸다. 이어 9회 잰슨이 또 홈런을 허용하면서 패했다. 다저스 소식을 다루는 매체 'thinkblue'는 "코칭스태프는 마에다를 기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마에다는 불펜으로 바뀐 15일부터 9일 동안 단 2경기에만 등판했다. 3이닝만 던졌다. 좋은 구위를 보였지만, 로버츠 감독의 활용도는 아쉽다. 명확한 보직 구분 없이 여러 명의 투수를 돌려가며 기용하고 있다. 
파한 자이디 다저스 단장은 "8회를 책임질 셋업맨을 정해 두는 것과 상대 매치업과 상황에 따라 불펜을 기용하는 것 중 어떤 것이 나은 지 모르겠다. 투수 스태프들이 여러 방법을 찾아보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이닝을 책임질 투수들이 많기에 (다양한 방법이) 좋은 방법일 수 있다. 많은 선택지가 놓여 있다"고 말했다.
마에다는 불펜으로 전환하면서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했다. 마에다는 다저스와 계약을 맺을 때 보장액은 아주 적었고 선발 경기 수, 이닝 수 등에 옵션이 많았다. 옵션에 따르면, 마에다는 선발 25경기, 30경기, 32경기 마다 각각 100만 달러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100이닝부터 190이닝까지 10이닝 단위로 25만 달러씩를 더 받고, 200이닝을 던지면 추가로 75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마에다는 24일까지 24경기(20경기 선발)에 등판해 112이닝을 던지며 7승8패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 중이다. 불펜으로 옮기면서 선발은 20경기에서 멈췄고, 이닝은 2주일 동안 고작 3이닝을 던졌다. 마에다의 불펜 전환을 놓고 일본 매체는 최대 350만 달러(약 40억 원)까지 손해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마에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전적인 이익을 포기하면서 불펜 전환을 받아들였다. 팀을 위해 실리를 포기했음에도 제대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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