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장 감독이 영화 ‘목격자’의 주연을 맡은 이성민과 곽시양을 극찬했다.
영화 ‘목격자’의 흥행을 이끌어 낸 일등공신은 ‘믿고 보는 배우’ 이성민과 ‘파격 변신’에 성공한 곽시양의 활약이다.
이성민은 ‘공작’(윤종빈 감독)과 ‘목격자’, 두 편의 영화를 올 여름 극장가에 선보이며 극과 극 매력으로 쌍끌이 흥행에 성공했다. 이성민은 ‘공작’에서는 뜨거운 신념과 따뜻한 가슴을 가진 북의 대외경제위 리명운 처장을, ‘목격자’에서는 살인마와 눈이 마주친 평범한 중년 가장 상훈 역을 연기하며 여름 극장가의 진정한 위너에 등극했다.

평소 스릴러를 즐기지 않는다는 이성민은, 흥미롭게도 ‘목격자’를 통해 신(新) 스릴러 킹으로 거듭났다. 강약을 조절하고 완급을 안배하는 이성민의 유려한 연기는 ‘목격자’를 관객들이 빠져드는 ‘현실 공감 아파트 스릴러’로 완성했다.
촬영을 함께 하면서도 이성민의 연기에 감탄했다는 조규장 감독은 “거의 모든 장면에서 놀라움을 느꼈다. 저는 연기를 안 하는 사람이니까 디렉션을 드려도, 그 디렉션을 구현하는 것은 배우의 몫이다. 사실 어떻게 제 디렉션을 받아들이시고 구현하시는지, 배우의 로직을 저는 이해할 수가 없다”며 “다만 얼마나 배우의 연기가 제 디렉션과 부합하는지 의견을 드리는 느낌이다. 디테일하게 연기에 대해 말하지는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성민 배우의 경우 저렇게도 연기가 되는구나 싶을 때가 있었다. 저희가 놓치는 것도 오히려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2시간은 생각해 보면 정말 긴 시간이다. 그런데 이성민 배우가 저희조차도 놓친 깨알 같은 것들을 잡아내 주시더라”며 “연기나 감정, 사소한 오브제의 개연성까지 2시간을 20분처럼 균형감 있게 파악하고 계시니까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현장을 장악했던 이성민의 세심함에 박수를 보냈다.
조규장 감독은 이성민에 대해 “정말 명민한 배우, 똑똑한 배우다. 평소에는 여유가 있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완전히 달라진다. 현장의 분위기를 가족처럼 딱 이끌어 주시기도 한다. 제가 그런 걸 잘 못하는 편이라(웃음) 이성민 배우를 많이 의지하고 갔다”고 말했다.

곽시양의 재발견 역시 ‘목격자’의 결실이다. 곽시양은 많은 드라마와 예능에서 부드럽고 따뜻한 젠틀남이거나, 혹은 짝사랑에 가슴 아파하는 순정남 이미지로 소비됐다. 그런데 ‘목격자’는 달랐다. 아무 이유 없이 잔혹하게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는 사이코패스 살인범이 된 곽시양은 모두가 놀랄만한 위압적인 연기로 스크린을 압도했다. 역할을 위해 13kg나 체중을 증량한 곽시양은 피나는 노력으로 사이코패스 살인범 태호로 관객들을 떨게 만들었다.
모두가 의외라고 생각하는 곽시양의 악역 캐스팅에 조규장 감독은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조규장 감독은 “일단 살인범 역을 젊은 친구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키가 크고, 평범한 느낌도 있었으면 했다. 곽시양은 매우 잘 생겼지만, 반대로 평범한 느낌도 있다. 살도 좀 찌고, 분장도 해놓으면 굉장히 위압적일 것 같더라”며 “실제로 곽시양 배우가 진지하고 무게감이 있는 성격이다. 눈빛도 날카롭다. 나이에 비해서 가벼운 느낌이 전혀 없는 진지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라 캐스팅에 완전히 만족스러웠다”고 웃었다.
‘목격자’의 2시간을 통틀어 곽시양이 하는 대사는 약 5마디 정도. 조규장 감독은 “대사가 많지 않아서 어려운 캐릭터였다. 대사가 없다는 건 반대로 배우와 감독이 움직임에 대한 약속과 표정으로 가는 것”이라며 “곽시양 배우와는 그런 부분에서 대화가 굉장히 잘 됐다. 현장에서 한땀 한땀 대화로 함께 만들어간 캐릭터”라고 설명했다./mari@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