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제 같을 정도로 사이가 좋아 시너지 효과가 배가 됐다."
펜싱 남자 플뢰레 대표팀이 24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찌를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하나된 마음'을 꼽았다. 하태규, 손영기(이상 대전도시공사), 허준(광주시청), 이광현(화성시청)으로 구성된 남자 플뢰레 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 센드라와시서 열린 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플뢰레 단체전서 홍콩에 45-37로 역전승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 남자 플뢰레는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우승 이후 무려 24년 만에 단체전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올렸다. 그동안 '괴짜 검객' 최병철 등을 앞세워 수없이 정상에 도전했지만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5전6기 만에 꿈을 이뤘다.

준결승과 결승서 연이어 신들린 듯한 칼시위로 금메달에 혁혁한 공을 세운 허준은 "개인전에 참가하지 못해 체력이 안배가 돼 있었다. 단체전은 내 컨디션만 좋아선 안된다. 모두가 단합된 마음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거의 친형제 같을 정도로 사이가 좋아 시너지 효과가 배가 된 것 같다"고 우승 비결을 밝혔다.
결승전 5번째 주자로 올라 7-0을 만들며 격차를 벌린 허준은 "중국을 이겼는데 홍콩에 질 수 없다는 마음이었다"며 "홍콩에서 가장 못하는 선수라 생각하고 격차를 많이 벌린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맏형이자 이번 대회 개인전 동메달리스트인 손영기는 "개인전 동메달을 땄지만 단체전 결승서 첫 경기를 못해서 심적으로 부담됐다"며 "동생들이 너무 잘해줘서 고맙고 감사하다"고 동생들에게 공을 돌렸다.
24년 만의 단체전 우승에 대해서는 "우리도 잘 몰랐다. 대선배님들이 딴 뒤에 금메달이 없었는데 우리가 해내서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 넷인 손영기는 "2020 도쿄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이 마지막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태규는 "형, 동생들과 금메달을 따서 좋다.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어 너무 좋다. 기쁜 밤"이라고 벅차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막내' 이광현은 "형들과 함께 4명이서 오랫동안 합을 맞춰왔는데 드디어 결실을 이룬 것 같아 정말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