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서울을 연고로 한 세 팀은 외국인 타자들의 부진이라는 공통된 고민을 안고 있다.
가장 먼저 문제가 드러난 팀은 두산이었다. 지미 파레디스는 부진 끝에 1·2군을 오갔고, 결국 21경기에서 타율 1할3푼8리, 1홈런, 4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퇴출됐다. LG도 웃을 상황은 아니었다.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타율 3할8푼1리, 7홈런, 28타점이라는 좋은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문제는 잦은 부상으로 35경기밖에 뛰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전체 경기의 70%에나 결장했다.
넥센도 끝내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 괜찮은 활약으로 재계약에 골인한 마이클 초이스의 부진이 이어지자 과감하게 교체 카드를 던졌다. 초이스는 시즌 96경기에서 17홈런과 61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타율이 2할5푼8리로 떨어졌고 급기야 선발 라인업에서 밀리는 등 팀 내 신뢰가 떨어졌다. 넥센은 제리 샌즈를 대체자로 낙점하고 후반기 타선 정상화에 나섰다.

샌즈는 2군 경기에 꾸준히 나서며 감을 조율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끝나고 리그 일정이 재개되면 곧바로 1군에 등록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LG와 두산은 아직까지 물음표가 많다. LG는 가르시아의 몸 상태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두산은 큰 기대를 모았으나 성적이 좋지 않은 대체 외국인 선수 스캇 반 슬라이크가 타격감을 끌어올려야 한다.
반 슬라이크는 화려한 메이저리그(MLB) 경력을 가졌다. 그러나 KBO 리그에서는 부진하다. 1군 12경기에서 타율 1할2푼8리에 그쳤다. 장타율도 0.231에 불과하다. 다방면에서 적응의 시간을 줬으나 아직이다. 다행히 팀이 여유 있게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오재일이 살아난 두산 타선에 반 슬라이크까지 가세한다면 쉬어갈 곳이 사라진다. 한국시리즈를 바라보는 두산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할 만하다.
다시 부상으로 이탈한 가르시아는 LG의 운명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후반기 가장 주목을 받을 외국인 타자다. 일단 건강하게 경기에 나서면 타격 실력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제는 더 이상 부상으로 빠져서는 안 된다. 이에 LG도 신중하게 가르시아의 상태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작정 뛰라고 강제할 수 있는 상황도 안 된다.
가르시아는 9월 4일 리그 재개에 맞춰 복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여전히 2군에서 실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선수 스스로도 부상 부위에 대한 불안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아시안게임 휴식기 동안 치료할 시간을 벌었다. 막판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태야 재계약 가능성이 생긴다. 반 슬라이크도 이제는 실적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반등하지 못한다면 두 선수 모두 내년에는 잠실에서 보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두 팀 모두 다년 계약설에 대해서는 일단 고개를 젓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반 슬라이크(왼쪽)-가르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