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2G 등판 유력’ 양현종, 3년 연속 실질 200이닝 넘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8.25 13: 22

양현종(30·KIA)은 KBO 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철완의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KBO 리그 역사상 5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던진 좌완은 없었다. 양현종은 그 훈장이 코 앞이다.
그만큼 꾸준히 팀에 공헌했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어깨에 피로가 계속 누적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특히 3년 연속 실질적 200이닝 이상을 던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아시안게임 에이스의 중책까지 짊어졌다.
양현종은 2016년 정규시즌에서 200⅓이닝을 던졌다. 그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6이닝을 추가로 소화했다. 아무래도 전력을 다하지는 않는 시범경기 일정을 빼도 206⅓이닝이다. 지난해는 정규시즌 소화이닝이 193⅓이닝으로 2016년에 비하면 조금 줄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 10이닝을 더 던지면서 200이닝을 또 넘겼다. 역시 쉬엄쉬엄 던질 수 없었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소화 이닝(3이닝)은 계산하지 않은 수치다.

양현종은 올해도 꾸준히 이닝을 잡아가고 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까지 24경기에 나가 157이닝을 던졌다. 올 시즌 리그 투수 중 양현종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한 선수는 헨리 소사(LG·163⅓이닝) 딱 한 명이다. 양현종을 제외하면 국내 투수 중 140이닝 이상을 던진 선수조차 없다.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남들은 대부분 쉬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체력 소모는 극심할 전망이다. 여기에 양현종은 중요한 경기, 그리고 2경기에 나갈 것이 확실시돼 다른 대표팀 투수들보다도 부담이 더 크다. 선동렬 대표팀 감독은 26일 열릴 대만과의 조별예선 첫 경기 선발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양현종의 등판을 점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날 경기에 나가야 결승전 선발로 다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누가 감독이어도 양현종을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2경기에서 10이닝을 던진다고 가정하면 정규시즌 돌입 후 양현종의 올 시즌 소화 이닝은 167이닝이 된다. 여기에 KIA는 휴식기 후 34경기를 남기고 있다. 산술적으로 양현종은 최소 6경기 등판이 가능하다. 올 시즌 페이스대로 평균 6이닝 정도를 소화한다고 가정하면 200이닝을 다시 넘긴다. 분명 쉽지 않은 여정이다.
그렇다고 마냥 관리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아시안게임은 금메달 아니면 의미가 없는 대회가 된 지 오래다. 2014년 인천 대회 참가 경력이 있는 양현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전력투구가 불가피하다. 소속팀에 돌아와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팀이 KIA는 8위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 시즌을 포기할 단계가 전혀 아니다. 5위 LG와의 승차는 2.5경기다. 양현종이 이 험난한 일정과 누적 피로를 이겨내야 대표팀과 소속팀 모두 웃는다. 선수로서는 다소 가혹한 환경일지도 모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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