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물개박수’ 최준용, 필리핀전 핵심변수 될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8.26 06: 01

최준용(24·SK)이 다시 한 번 필리핀 격파의 선봉에 선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바스켓홀에서 개최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A조 예선에서 인도네시아, 태국(117-77)을 차례로 물리쳤다. 3연승으로 예선을 통과한 한국은 27일 오후 12시 치러지는 8강전에서 난적 필리핀과 대결한다.
1년 만의 재대결이다. 한국은 지난해 8월 레바논 베이루트서 개최된 ‘2017 FIBA 아시아컵’ 8강전에서 필리핀을 118-86으로 물리쳤다. 당시 골밑을 책임졌던 오세근(22점, 5리바운드)과 김종규(15점, 2리바운드, 4어시스트)는 이번에 부상으로 빠졌다. 대신 핵심 역할을 수행한 김선형(21점, 4어시스트, 3스틸), 이정현(11점, 3점슛 3개, 6어시스트), 이승현(14점, 3점슛 2개, 4어시스트) 삼총사는 건재하다. 특히 김선형은 압도적인 스피드로 필리핀 진영을 무력화했다.

지난해 필리핀은 한국에게 거친 플레이를 연발하며 시비를 걸었다. 흥분한 이승현이 필리핀 선수들과 충돌했다. 이 때 최준용은 ‘물개박수’를 치면서 필리핀과의 심리전에서 완승을 펼쳤다. 결국 필리핀이 테크니컬 파울을 받으면서 한국이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박수를 친 이유를 묻자 최준용은 “형들이 당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나. 내 플레이보다 형들 플레이를 살려주려고 했다”고 답했다.
개인기가 좋은 필리핀은 쉽게 흥분해 거친 플레이를 펼치는 경향이 짙다. 호주와의 난투극이 좋은 예다. 그 여파로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졌지만, NBA 선수 조던 클락슨이 새로 가세했다. 클락슨은 중국전에서 28점을 폭발시키며 한 수 위 기량을 마음껏 과시했다. 현장에서 클락슨을 지켜본 허재 감독 역시 그의 봉쇄를 위해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
이번에도 최준용의 활약이 필요하다. 클락슨은 아시아권에서 일대일로는 도저히 수비가 불가능한 선수다. 결국 한국은 조직적인 지역방어로 필리핀을 막는 수밖에 없다. 허재 감독은 최준용이 탑에 서는 3-2 드롭존 카드를 다시 한 번 꺼낼 것으로 보인다. 클락슨에게 줄 점수는 주겠지만, 나머지 선수들에게 파생되는 득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봉쇄하느냐가 관건이다.
박찬희, 김선형, 허훈, 허웅, 이정현 등 가드진이 있지만 196cm의 클락슨을 혼자서 막을 수 있는 선수는 없다. 결국 조직적인 수비가 답이다. 그나마 신장에서 클락슨을 위협할 수 있는 최준용이 탑에서 최대한 그의 공격을 방해해야 한다. 나머지 선수들의 유기적인 도움수비도 필수적이다. 한국은 라건아가 파울트러블에 걸렸을 때 사실상 대안이 없다. 김준일, 강상재 등 빅맨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라건아의 파울수를 덜어줄 수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다.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8강 결선리그 H조 2차전에서 한국은 필리핀을 97-95로 이겼다. 한 때 16점을 뒤졌던 한국은 혼자서 무려 38점을 폭발시킨 문태종의 대활약으로 승부를 극적으로 뒤집었다. 당시 인천삼산체육관을 절반이상 점령했던 필리핀 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농구가 국기인 필리핀 팬들은 올해 클락슨에게 ‘복수’를 바라고 있다.
2연패를 노리는 한국은 필리핀과 8강에서 패한다면 ‘노메달’ 수모를 당하게 된다. 과연 한국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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