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金이냐 총이냐’ 선동렬-오지환-박해민, 운명의 로드 돌입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8.26 06: 01

전 국민적인 관심을 모을 이벤트가 시작된다. 몇몇 이들에게는 자신의 선수 및 지도자 경력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을 대회다. 금메달 아니면 의미가 없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26일 오후 8시 30분 대만과의 예선 첫 경기를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일정에 돌입한다.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은 대만·일본 등의 도전을 넘어야 한다.
사실 금메달 최유력후보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못 따면 망신 수준이다. 대만과 일본의 전력은 우리보다 한 수 아래다. 대만은 프로 선수가 소수고, 오히려 사회인 레벨 선수들이 대다수다. 아시아 야구 최강인 일본은 전통적으로 아시안게임에는 프로선수를 파견하지 않는다. 이번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 사회인야구의 수준이 높기는 하지만 우리 프로리그와 비교할 바는 아니다.

그런데 정작 여론은 싸늘하다. “차라리 은메달을 기원한다”는 비판적인 의견이 자주 보인다.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보인 잡음이 그 중심에 있다. ‘실력’이라는 가장 중요한 명분과 원칙을 택하지 않고, 병역 혜택이 지나치게 중심이 됐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하다. 가장 큰 뭇매를 맞은 오지환(LG)과 박해민(삼성), 그리고 두 선수를 뽑은 선동렬 감독에 화살이 날아가고 있다.
오지환과 박해민은 선발 당시까지만 해도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오지환은 김하성(넥센)과 더불어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던 유격수였다. 박해민은 대수비와 대주자 요원으로는 리그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나름대로 선발 이유는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두 선수의 전력과 겹쳐 곱지 않은 양상이다.
팬들은 두 선수의 기량에 트집을 잡기보다는 아시안게임을 병역 혜택의 장으로 활용하고자 했던 정황이 너무 짙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두 선수는 국군체육부대나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입대를 미뤘다. 두 선수로서도 현역 복무를 각오하고 인생의 큰 도박을 걸었던 셈이라 억울할 수는 있다. 그러나 병역 문제에 민감한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모습 자체가 곱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만약 금메달을 따지 못한다면 나이가 찬 두 선수는 현역으로 복무해야 한다. 2년간 야구와는 동떨어진 삶을 살아야 한다. 기량 유지에 큰 장애물이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 행사 등 금전적인 문제는 두 번째다. 물론 이는 두 선수 외에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나머지 7명의 선수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러나 두 선수와는 달리 아직은 나이에 여유가 있다. 절박함은 이들에 비해 덜할 수밖에 없다.
두 선수가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하거나, 대표팀이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낼 경우 선동렬 감독의 입지에도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병역과 관련은 없으나 선 감독은 그간의 논란을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선수들을 보호하려 애썼다. 어쨌든 결과도 결국은 감독의 책임이 될 수밖에 없다.
선 감독은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계약이 되어 있으며 아시안게임이나 내년 열릴 프리미어12는 그 중간 기점이라고 볼 수 있다. 첫 기점인 아시안게임에서 미끄러지면 향후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성난 여론은 더 돌아서기 어려워진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일단 좋은 활약, 좋은 결과로 금메달을 획득한 뒤 팬들의 판단을 기다리는 것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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