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Q'에게 다음 개편까지 남은 시간은 3개월여 정도다. 짧은 시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지난 5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MBC 주말 예능으로서 3%대 붙박이 시청률을 기록한 것을 보면 긴 시간이라고 볼 수도 있다. '뜻밖의Q'는 특이하게 국내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포맷 수출을 통해서 활로를 뚫겠다는 방안을 내세웠다.
지난 25일 오후 방송된 MBC '뜻밖의Q'에서는 연출을 맡은 최행호 PD가 직접 등장해서 프로그램의 위기 상황을 설명하고 10주 뒤 개편에서 프로그램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직접 경고했다.
대부분의 예능프로그램이 끝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아무리 오래된 예능이라고 할 지라도 변변한 작별인사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나 폐지가 예정된 경우라도 연출자는 MC들에게 계속 방송할 것이라고 응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연출자가 직접 나서서 출연자들에게 폐지 위기를 설명하고, 대책 방안을 설명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신선했다. 프로그램 10개를 진행하면서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전현무 역시도 깜짝 놀랄 정도로 파격적인 행보였다. 은지원 역시 "술을 마시고 할 이야기를 방송을 통해 해줘서 고마웠다"고 인터뷰를 했다.

'뜻밖의Q'가 변화를 예고하면서 던진 주제는 글로벌진출이다. 이 역시도 언뜻 보기에는 황당해 보인다. 지금까지 국내 예능프로그램의 포맷 판매는 성공한 프로그램 위주로 진행됐다. SBS '런닝맨'을 필두로 '히든싱어', '복면가왕', '하트시그널2' 등 많은 프로그램들이 국내 시청자들의 큰 사랑에 힘입어 해외로 수출됐다.
하지만 '뜻밖의Q'는 폐지가 거론되는 프로그램으로 앞서 해외 수출된 프로그램들과는 분명 입장이 다르다. 지난 16주 동안 정체성없이 음악 퀴즈를 주제로 다양한 포맷이 시도됐고, 세트장 역시도 바뀌었다. 이모티콘 퀴즈가 자리 잡은 것도 몇 개월되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글로벌 진출이 어려워보이는 상황에서 제작진의 노림수는 다른 곳에 있다. 다섯명의 MC가 말도 안되는 목표를 위해서 도전하는 모습을 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자연스럽게 변화할 수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프로그램을 살리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MC들의 모습은 분명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일 여지도 있어 보인다.
MBC의 아픈 손가락 중에서도 낫지 않는 손가락인 '뜻밖의Q'는 과연 새로운 변화와 함께 10주 뒤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 /pps2014@osen.co.kr
[사진] '뜻밖의Q'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