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 기원합니다." 응원의 목소리보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컸다. 선동렬호는 첫 경기에서 팬심을 돌릴 수 있을까.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야구장에서 열리는 대만과의 야구 예선전 첫 경기를 치른다.
국가를 대표해서 나간 대표팀이지만, 몇몇 팬들은 응원보다는 시작부터 진을 빼는 비난의 소리를 높이고 있다. '은메달을 기원합니다'부터, 특정 선수를 향해서는 입에 담지 못할 비난을 거림낌 없이 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 혜택이 주어진다. 이 규정으로 매 대회 일명 '논란의 선수'가 나온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오지환(LG)과 박해민(삼성)이 일부 팬들에게 '미운털'이 박혔다. 상무, 경찰 야구단 입단을 포기했고, 아시안게임을 병역 혜택의 수단으로 여겼다는 것이 이유다. 일부 팬들은 금메달 기원 대신 '은메달을 기원한다'며 대표팀의 힘을 뺐다.
선동렬 감독도 팀 분위기를 위해 비난 여론 중심에 선 선수들 다독이기에 나섰다. 소집 직후 오지환과 박해민을 따로 불러 "신경 쓰지 말고 편안하게 하라고 했다"라며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주장 김현수도 답답한 마음에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출국을 앞두고 "아직 시작하지 않았는데 욕을 많이 먹었다"라며 토로했다.
우여곡절 끝에 결전의 땅 자카르타로 들어온 선수단은 24일과 25일 최종점검을 마치고 26일 첫 경기를 앞두고 있다. 상대도 '경계 대상 1호' 대만이다.
이번 대회에 메달 후보로는 한국과 더불어 대만, 일본이 꼽히고 있다. 한국이 전원 프로 선수로 대표팀을 꾸린 반면, 대만과 일본은 모두 실업리그 선수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전력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변수가 많은 야구인 만큼, 한국 입장에서는 자칫 방심하다가는 '참사'가 날 수도 있다. 특히 한국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대만에 첫 패배를 하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많은 집중을 해야하는 첫 경기지만 응원보다는 비난 여론 속 첫 테이프를 끊어야할 대표팀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완벽한 경기를 보여준다면 야구 팬의 가슴 떨림을 만들기에는 충분하다. 결국 첫 경기 대만전에 잃어버린 팬심도, 실리도 모두 달렸다. / bellstop@osen.co.kr
[사진]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