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에 대한 열정이 과했던걸까. 시한부 캐릭터에 과몰입을 한 탓에 태도 논란이 불거졌던 김정현이 이번에는 건강상의 문제로 드라마에서 하차 결정을 내렸다. 연이어 드라마 주연을 맡으며 '라이징 스타'로 우뚝 선 김정현으로서는 이 같은 논란과 하차가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김정현 소속사 측은 지난 26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김정현이 MBC 수목드라마 '시간'에서 중도 하차한다고 밝혔다. 소속사에서 밝힌 하차 이유는 건강상의 문제.
소속사 측은 "그동안 작품에 누가 되고 싶지 않다는 김정현의 강한 의지로 치료를 병행하며 촬영에 임해왔고, 제작진도 배우의 의지를 최대한 수용하여 스케쥴 조정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며 작품을 끝까지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심적, 체력적인 휴식이 필요하다는 담당의의 진단에 따라 제작진과 수차례 논의한 끝에 결국 하차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라고 하차를 결정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김정현은 방송 전 진행된 제작발표회 당시 태도 논란을 일으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당시 행사 내내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김정현은 포토 타임에서 서현과의 다정한 포즈를 거부했고, 이후 질문이 나오자 "촬영 때나 아닐 때나 제 모든 삶을 천수호처럼 살려고 노력 중이다. 어떤 순간이든 김정현이란 인물이 나와서 선택하는 것을 견제하고 있다. 제 삶이 많이 천수호 쪽으로 기운 상태"라고 답한 바 있다. 그는 대답을 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정현의 말대로라면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재벌 2세 천수호에 완전히 몰입해서 촬영을 하지 않을 때에도 천수호처럼 극한의 감정을 품은 채 살고 있다는 것. 좋게 생각하면 연기와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크다고 할 수 있고, 나쁘게 보면 '과함'이다. 당시에도 연기는 연기일 뿐 과하게 몰입한 모습이 보기 안 좋다고 지적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연기로 증명하면 될 일이라고 그의 행보를 응원하는 이들도 적지는 않았다.
그런 가운데 김정현이 중도 하차 결정을 내리게 된 것. 현재 '시간'은 총 32회 분량 중 16회까지 방송을 마쳤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날 OSEN에 "김정현이 잠을 못자고 밥을 먹지 못하는 등의 문제로 힘들어했다. 정신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구토 등 외부 증세까지 보이곤 했다"며 "이에 김정현이 '더는 못 견디겠다'는 말을 했고, '32회까지 할 수 있을 것 같으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힘들 것 같다'는 식의 하차 의사를 먼저 드러내면서 소속사와 MBC 모두 하차로 가닥을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현이 직접적으로 '하차'를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회까지 촬영하기 힘들다는 의사 표시를 하면서 소속사와 MBC가 두 손을 들게 됐다는 것. 관계자들은 김정현의 수면 장애 및 섭식 장애 증상이 캐릭터에 너무 몰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천수호라는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화시키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일어나게 됐다는 것.

MBC 측은 남자 주인공이기 때문에 김정현의 출연 분량을 줄이는 대안을 내놓으며 하차만은 막으려 했지만, 더 촬영을 이어갔다가는 큰 사고가 발생할까봐 소속사와 논의 끝에 전격 하차를 결정하게 됐다는 전언이다.
소속사 측은 "드라마 ‘시간’을 사랑해주시는 시청자 여러분과 제작진 그리고 함께 출연한 배우 분들께 본의 아니게 누를 끼치게 되어 배우 본인도 매우 상심이 큰 상태입니다. 치료와 회복에 전념해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라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정확한 병명이나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앞으로 치료를 받아봐야 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김정현은 현재 남은 분량 촬영에 임하고 있으며, 정확한 하차 시기는 미정이다. 다만 제작진은 천수호가 극에서 자연스럽게 퇴장하는 방향으로 대본 수정을 할 생각으로, 김정현의 후임 배우 캐스팅은 없다고 밝혔다. /parkjy@osen.co.kr
[사진] OSEN DB,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