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실투 하나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호투에도 웃지 못한 양현종(30) 이야기다.
양현종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 B조 첫 경기 대만전에 선발등판,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호투했다. 그러나 한국이 대만에 1-2로 무릎을 꿇으며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1회 선제 투런 홈런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1회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투아웃을 잡았지만 1~2번 다이루리앙·린한에게 각각 7구, 6구를 던지며 힘을 뺐다. 변화구 제구가 잘되지 않았다. 유격수 땅볼,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았지만 불안했다.

결국 3번 쟝젠밍에게 좌중간 빠지는 안타를 맞았다. 2구째 변화구가 높게 들어가 장타로 이어졌다. 좌익수 김현수가 한 번에 공을 잡지 못한 사이 쟝젠밍이 3루까지 들어가며 양현종을 압박했다.
양현종의 변화구가 말을 듣지 않자 포수 양의지는 직구 위주로 볼 배합을 바꿨다. 4번 린지아요우를 상대로 1~2구 연속 직구로 헛스윙을 뺏어냈다. 투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를 점한 뒤 3구째도 몸쪽 직구로 들어갔다. 피하지 않고 정면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공이 조금 높게 들어갔고, 린지아요우의 배트에 딱 걸렸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 비거리 110m였다. 결과론이지만 투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를 점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정면 승부한 것이 악수였다. 조금 더 조심스럽게 승부를 펼쳤으면 어땠을까.
양현종은 2회부터 몸이 풀리기 시작했다. 2회부터 6회까지 5이닝은 안타 2개만 허용했을 뿐, 삼진 4개를 뺏어내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직구뿐만 아니라 변화구 제구까지 살아나며 대만 타자들이 줄줄이 돌아섰다. 6회까지 투구수도 72개밖에 되지 않을 만큼 효율적인 투구였다.
그러나 1회 직구 하나로 내준 2점이 너무 컸다. 한국 타선은 대만 깜짝 선발 우셩펑에게 막혔다. 4회 김재환의 솔로 홈런으로 무득점 침묵을 깼지만 그 이후 추가점이 없었다.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으로 향해 운도 따르지 않았다. 득점권 6타수 무안타 침묵, 잔루 7개. 한국의 1-2 패배와 함께 양현종도 결국 패전 멍에를 썼다. /waw@osen.co.kr

[사진] 자카르타=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