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亞 육상 여제' 정혜림, "이제 한국 기록 깨야죠"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8.26 22: 47

 "이제 한국 기록 깨야죠."
여자 단거리 간판 정혜림(31, 광주시청)이 아시안게임서 고대하던 메달을 목에 걸자 환하게 웃었다. 정혜림은 26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서 열린 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육상 여자 허들 100m 결선서 13초20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전체 1위(13초17)로 예선을 통과한 정혜림은 마지막 결선 레이스서도 질주를 이어갔다. 좋은 스타트를 끊은 정혜림은 그대로 질주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정혜림은 이번 입상으로 과거 아시안게임의 아픔도 지웠다. 정혜림은 2010 광저우 대회서 예선 탈락했다. 4년 뒤 2014 인천 대회선 마지막 허들에 걸려 4위에 만족했다. 정혜림은 서른을 넘긴 나이에 꿈을 이뤘다.
정혜림은 "임신하는 꿈을 꿨는데 원하는 걸 이루는 길몽이더라"며 "긴장을 안 하려고 했는데 결승이라 힘이 들어가 긴장했다. 예선 기록보다 저조하고 운영도 안 좋았다. 메달 싸움 끝에 금메달을 따서 기쁘다. 다음엔 한국 기록을 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의 여자 허들 100m 기록은 2010년 이연경이 세운 13초00.
정혜림은 2010 광저우 대회 이연경의 100m 허들 금메달 이후 8년 만에 한국 여자 단거리 육상에 금메달을 안겼다. 정혜림은 "언니가 좋은 기록으로 앞에서 잘 이끌어줘서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20대보다 30대에 더 안정적인 기록을 유지하고 있는 정혜림은 "경기 노하우가 생겼다. 일본 선수들과 경쟁하다 보니 두려움이 없어지고 경기 운영이 좋아졌다"고 비결을 밝혔다.
한국의 어린 선수들에게도 희망을 전했다. "나도 똑같은 길을 걸어왔다. 비인기 종목이라 설움도 있고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선배들을 어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먼저 도움을 구한다면 올라올 수 있을 것이다."
정혜림은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나이가 있어서 운동을 더할지 고민했는데 더 하게 될 것 같다. 2020 도쿄 올림픽이 마지막이다. 나이는 더 먹겠지만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는 "너무 간절했다. 허들의 정혜림을 알리게 돼 더 기쁘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조금 더 열심히 하면 허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책임감을 전했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에 이어 아시안게임까지 제패하며 '허들공주'에서 명실공히 '아시아 육상 여제'로 거듭난 정혜림은 "이제 공주는 부끄럽다. 아시아여제가 됐든 공주만 아니면 좋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dolyng@osen.co.kr
[사진]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