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적 경우의 수’ 韓, 다 이겨도 노골드 가능성 [AG]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8.27 05: 55

아시안게임에서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굴욕적인 상황이 닥쳤다. 이제 남은 경우의 수는 별 게 없다. 무조건 다, 되도록 압도적으로 이겨야 한다.
시작부터 참패였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GBK 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야구’ 예선 B조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타선이 무기력한 모습을 이어간 끝에 1-2로 졌다.
방심은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객관적인 전력에서 아래라고 판단했던 대만이었다. 우리 실력만 발휘하면 무난히 이길 수 있는 상대이기도 했다. 승리로 부담감을 떨치기를 기대했으나 시작부터 꼬였다. 조 1위 통과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B조는 한국과 대만, 인도네시아, 그리고 홍콩이 속해있다. 홍콩은 아마추어 수준이고, 야구 역사가 짧은 인도네시아는 그마저도 안 된다. 한국이나 대만이나 모두 이긴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콜드게임이 속출할 수 있는 전력차다. 대만이 미끄러질 가능성은 희박해 결국 대만이 조 1위, 한국이 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A조에서는 일본과 중국의 슈퍼라운드 진출이 유력하다. 이를 가정하고 한국은 일단 남은 인도네시아-홍콩전은 물론이며 슈퍼라운드 두 경기를 모두 잡아야 한다. 조 1위로 진출하면 1승을 안고 시작할 수 있지만, 조 2위는 1패의 핸디캡은 안는다. 때문에 우리는 일본, 중국을 모두 꺾어야 결승전 진출을 타진할 수 있다. 한 판이라도 지면 탈락 시나리오다.
차라리 대만이 중국, 일본을 다 잡아주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이 경우 대만은 3승이 된다. 한국은 일본, 중국을 모두 잡으면 2승1패로 일본과 중국을 제치고 대만과 결승에서 다시 만난다.
그런데 두 판을 모두 이겨도 결승전 진출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대만이 일본이나 중국에 잡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이 1위로 올라오고 중국이 슈퍼라운드에서 전패한다는 가장 일반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해보자. 우리가 2승을 한다고 해도 일본이 대만을 이기면 한국-대만-일본이 모두 2승1패가 된다.
이 경우는 세 팀이 동률이라 최우선원칙인 승자승이 배제된다. 준결승이 없는 대회 일정상 국제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의 룰에 따라 TQB(Team Quality Ballance)를 따진다. 이닝당 득점과 이닝당 실점을 종합적으로 따지는데 우리는 지난 몇 번의 대회에서 TQB와는 별 인연이 없었다. 일단 A조 1위가 유력한 일본을 넉넉하게 이겨야 한다. 이러면 결승행 진출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다만 일정도 변수다. 우리는 2위로 올라가 한낮에 경기를 해야 한다. 마지막 경기도 우리가 2위라는 전제하에 낮 12시에 경기를 치르고, 대만과 일본은 저녁에 경기를 한다. 한국의 결과는 물론 득점과 실점까지 모두 계산하고, 한국을 탈락시키기 위한 뭔가의 작전을 짤 가능성도 희박하게나마 배제할 수 없다. 2승을 해도 경우에 따라 결승전에 못 나가는 진짜 참사가 나올 수도 있다. 다 첫 경기 패배가 만든 비극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자카르타(인도네시아)=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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