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LA 다저스)에게 타구 운이 따르지 않았다. 또한 유리한 카운트에서 안타를 허용하는 등 아쉬움이 남았다. 전체적으로 불운이 지배했던 경기. 하지만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해 스스로 승리를 쟁취해냈다.
류현진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11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4승(1패)째를 따냈다.
지난 22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4이닝 3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첫 패를 당했던 류현진은 이날 4일 휴식 후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샌디에이고를 상대로는 통산 8경기 5승1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류현진의 이날 컨디션은 좋아보였다. 1회부터 포심과 커터 위주로 샌디에이고 타자들을 적극적으로 파고들었다.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선점하면서 유리한 카운트에서 타자들과 승부를 펼쳤다.
공격적인 승부가 선발 투수의 덕목이고, 류현진 역시 이 부분을 중요하게 생가하고 있다. 하지만 공격적인 투구 패턴이 샌디에이고 타자들에게 노림수를 갖게 했다. 2회초 선두타자 프란밀 레예스에게 초구 88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다 솔로포를 얻어맞은 것이 대표적이었다.
이후에도 샌디에이고 타자들은 류현진의 공격적 투구에 대응했고 빠른 카운트에 공략을 시작했다.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 상대 타자들에게 안타를 허용하는 등 아쉬운 모습이 있었다. 볼카운트 활용에 실패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이날 류현진의 구위와 제구 모두 앞선 세인트루이스전보다 훨씬 나았다. 정타로 뻗어나가는 타구는 홈런을 제외하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류현진에게 타구 운은 없는 편이었다. 'BABIP신'은 류현진의 편이 아니었다. 홈런을 제외하면 정타의 비율이 많지 않았다. 수비 시프트를 빗겨나가는 타구들이 제법 됐고, 타구 스피드가 죽으면서 땅볼이 안타가 됐고, 병살타가 될 타구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하면서 자신에게 따라온 불운을 직접 극복했다.
1회초부터 묘한 상황이 류현진을 찾아왔다. 1회 2사 후 윌 마이어스에 2루타를 허용했다. 중견수 크리스 테일러의 잘못된 타구 판단이 2루타로 연결됐다. 류현진의 이날 시련을 예고하는 듯 했다. 하지만 2사 2루 실점 위기에서 에릭 호스머를 삼진으로 솎아내 위기를 극복했다.
4회초 상황도 마찬가지. 2사 후 마누엘 마곳을 상대로 투수 앞 느린 땅볼을 유도했지만 이 타구가 내야 안타로 만들어졌다. 결국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지 못했고 2사 1루에서 투수 로비 얼린에게 우전 안타까지 맞았다.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의 실책성 수비가 나왔지만 빠른 후속 대처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5회초에도 마찬가지였다. 선두타자 프레디 갈비스에게 유격수 내야 안타를 맞았다. 땅볼 타구였고 정타는 아니었지만 3-유간 깊은 코스로 향했다. 윌 마이어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아웃카운트를 추가한 류현진은 이후 헌터 렌프로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이 타구 역시 스피드가 느려지면서 병살타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2사 1루에서 윌 마이어스에게 허용한 타구 역시 마찬가지. 마이어스에게 투수 키를 원바운드로 넘기는 빗맞은 타구를 유도했다. 하지만 유격수 매니 마차도의 글러브를 맞고 타구가 외야로 흘렀고 2사 1,3루로 위기가 증폭됐다. 다시 한 번 류현진에게 아쉬움이 남는 상황. 이후 프란밀 레예스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만루가 됐다. 다시 한 번 위기. 그러나 오스틴 헤지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솎아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결국 류현진은 불운의 연속이었던 조건에서 흔들리지 않았고 위기를 극복해나가면서 승리를 만들어냈다. 다저스는 7-3으로 승리를 거두며 샌디에이고 시리즈 3연전 스윕에 성공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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