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차 기반의 국제 모터스포츠 이벤트 ‘TCR(Touring Car Race)’이 마침내 우리나라에서도 문을 열었다. TCR은 고비용 구조의 모터스포츠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투어링카로 레이스를 펼치고자 고안 된 국제 자동차 경주 대회다. 2014년 WSC(World Sporting Consulting)가 TCR 인터내셔널 시리즈의 출범을 발표하고 2015년부터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불과 몇 년 사이 급속도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모터스포츠 신종목이다.
걸음마 단계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도 세계적 추세에 맞춰 TCR 코리아가 출범했는데, 그 첫 무대가 25, 26일 전남 영암의 코리아인터내셔널 서킷(KIC, 1랩=5.615km)에서 막을 올렸다. 국내 모터스포츠의 척박한 환경을 고려해 경기는 TCR 아시아와 통합전으로 열렸다. TCR 아시아에서 12대가 참가해 그나마 모양새가 갖춰졌다. TCR 코리아 참가 차량은 6대에 불과했다.
결승전은 26일 열렸는데, 오전과 오후 하루에 2개의 라운드를 소화했다. TCR 코리아에 참가한 인디고 레이싱, 이레인 모터스포트, KMSA 모터스포트, 드림레이서, 브랜뉴레이싱 등 5개 팀에서 6명의 드라이버들이 출전해 1, 2라운드 우승컵을 놓고 경기를 펼쳤다.

1라운드에서는 브랜뉴레이싱 소속의 앤드류 김(김재원)이 우승했다. TCR 아시아와 섞여 17대의 TCR 차량이 동시에 굉음을 울리며 내달렸다. 폭스바겐 골프 GTi TCR에 몸을 실은 앤드류 김은 모두 14랩을 도는 레이스에서 통합 3위(35분46초074)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통합 1위를 차지한 칸타드히 쿠시리(태국)와는 37초 이상 차이가 벌어졌지만 통합 3위의 성적은 고무적이었다. 드림레이서 김병현이 2위, 인디고 조훈현이 3위에 올랐다.
오전에 열린 1라운드에 이어 오후 2시부터 2라운드가 펼쳐졌다. 역시 TCR 아시아와 통합전으로 펼쳐졌고, 인디고 소속의 강병휘가 TCR 코리아 1위, 통합 5위로 체커기를 받았다. 강병휘는 현대 i30 N TCR 차량과 호흡을 맞췄다. KMSA 소속의 강동우가 2위, 드림레이서 소속의 김병현이 2위를 차지했다.
TCR 코리아 1, 2라운드에서는 모두 3종의 차량이 등장했다. 현대 i30 N TCR, 혼다 Civic TCR, 폭스바겐 골프 GTi TCR이 그것이다. 강병휘 강동우 이도현 조훈현이 i30 N을, 김재원이 골프 GTi를, 김병현이 시빅을 몰았다.

오후 들어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레이스는 무사히 마쳤지만 흥행에서는 참패를 당했다.
TCR 코리아는 25, 26일 양일간 사용할 수 있는 일반 입장권을 성인 기준 8,000원에 판매했으나 경기 당일 KIC의 그랜드 스탠드는 텅텅 비다시피 했다. 관람객을 끌어 올 수 있는 홍보나 마케팅 활동이 빈약해 호기롭게 시작한 TCR 코리아는 자칫 그들만의 잔치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자아냈다.
하반기 TCR 코리아는 9월 30일 인제 스피디움, 11월 4일 KIC 상설서킷에서 2차례 더 열린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