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경기였다면 요행을 바랄 필요 없었다."
김우진(청주시청), 이우석(국군체육부대), 오진혁(현대제철)으로 구성된 남자 양궁 리커브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가르노(GBK) 양궁장서 열린 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리커브 단체전 결승서 대만에 세트승점 3-5로 패했다.
'맏형' 오진혁은 "준비했던 것 만큼 다 보여주지는 못해 아쉽다"며 "바람도 핑계다. 상대가 우리보다 좋은 경기를 했고, 우리가 부족했기 때문에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3세트까지 3-3으로 팽팽히 맞선 대표팀은 4세트서 55-55로 비기며 슛오프(연장) 승부를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대만의 9점 화살이 10점으로 판독되며 패배를 시인해야 했다.
오진혁은 "스코어를 확인했을 때 우리는 이미 진 거라 판단하고 있었다. 그래도 저 화살이 제발 9점이 되길 바랐다. 그것마저도 요행을 바라는 것이다. 완벽한 경기를 치렀다면 요행을 바랄 필요 없었다"고 말했다.
오진혁은 "예전부터 세계 양궁의 평준화를 느끼고 있었다. 항상 우리가 잘해왔으니 쉬울 수도 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며 "진짜 이렇게 힘들게 하는 것이다. 이번 대회 초반에 안 좋았을 때 질타보다는 격려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소신 있는 발언을 했다.
김우진은 "아시안게임을 위해 선발전, 평가전, 자체평가전을 거치면서 이 경기를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해와 매우 아쉽다"며 "내가 초반에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줘서 동료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미쳤다.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이우석은 "올 초 선발전부터 시작해서 여기까지 오며 열심히 해왔다. 형들과 호흡을 맞추며 서로 믿고 단체전을 준비했다. 조금 아쉽긴 하지만 열심히 했기 때문에 크게 후회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대표팀은 28일 개인전 결승서 김우진과 이우석이 집안 싸움을 벌인다. 김우진은 "다같이 고생하고 다함께 단체전을 했는데 생각했던 성과를 이루지 못해 매우 아쉽고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우석이와 오늘보다는 더 멋진 경기를 펼치겠다"고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이우석은 "계속 훈련해 왔던 것이다. 단체전 결과는 조금 아쉽지만 개인전 결승이 남았다. 상대도 우진이 형이다. 여태껏 해왔던 것의 100%는 아니더라도 최소 90%라도 보여주겠다"고 명승부를 약속했다./dolyng@osen.co.kr

[사진]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