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 하차가 무책임? 배우이기 전에 사람(종합)[Oh!쎈 이슈]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8.27 15: 55

 배우 김정현이 주연으로 출연 중인 MBC 수목드라마 ‘시간’(극본 최호철, 연출 장준호)에서 중도 하차한다. 김정현 소속사 오앤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 26일 “김정현이 건강 문제로 부득이하게 하차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소속사 측은 김정현이 앓고 있는 증상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했다.
그러면서 소속사 측 관계자는 “김정현이 그동안 작품에 누가 되고 싶지 않다는 본인의 강한 의지로 치료를 병행하며 촬영에 임해왔고 제작진도 배우 의지를 최대한 수용해 일정 조정 등 필요한 조처를 하며 작품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시청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김정현은 최근 심적, 체력적인 휴식이 필요하다는 담당의 진단에 따라 제작진과 수차례 논의한 끝에 하차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 ‘시간’을 사랑해주시는 시청자들과 제작진, 함께 출연한 배우들께 본의 아니게 누를 끼치게 돼 배우도 매우 상심이 크다. 치료와 회복에 전념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사과했다.

소속사 측 관계자는 OSEN에 “잠을 계속 못 자고, 못 먹다 보니 현장에서 많이 힘들어했다”라고 밝혔다. 한 방송 관계자는 “김정현이 잠을 못자고 밥을 먹지 못하는 등의 문제로 힘들어했다. 정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구토 등 외부 증세까지 보이곤 했다”며 “김정현이 먼저 ‘더는 못 견디겠다’는 말을 했고 ‘32회까지 할 수 있을 것 같으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힘들 것 같다’는 하차 의사를 먼저 드러내면서 소속사와 MBC 모두 하차로 가닥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현은 남은 촬영 부분에 대해서는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간’의 제작진은 “김정현이 남은 촬영 부분은 최선을 다해서 임해주고 있다. 작품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고 매 장면 열정적인 연기와 함께 뛰어난 작품 분석으로 캐릭터를 잘 소화해줬다. 빨리 회복해서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라고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김정현과 소녀시대 출신 연기자 서현이 출연한 ‘시간’은 총 16부작으로 현재까지 절반이 방송된 상태이다. 전국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기준 2~4%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시간’ 측은 “김정현이 맡은 천수호 역할에 다른 배우를 캐스팅하거나 조기 종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김정현이 찍은 분량을 토대로 예정된 회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후임은 없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주연 배우 중도 하차로 작품은 당초 기획이나 목표와는 다른 방향으로 마무리를 지을 수밖에 없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정현은 ‘시간’의 제작발표회에서 맡은 캐릭터에 과하게 몰입한 듯 태도 논란을 낳은 바 있다. 당시 그는 “촬영 때나 아닐 때나 제 모든 삶을 천수호처럼 살려고 노력 중이다. 어떤 순간이든 김정현이란 인물이 나와서 선택하는 것을 견제하고 있다. 제 삶이 많이 천수호 쪽으로 기운 상태”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캐릭터에 너무 몰입한 것 아니냐’ ‘기분이 좋지 않느냐’는 물음과 함께 우려의 반응도 있었는데 결국 현실이 되고 말았다. 실제 김정현은 시한부 캐릭터 천수호에 몰입한 나머지 가상의 인물와 자신을 동일시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현의 중도 하차에 대해 일부에선 주연배우로서 책임감이 없는 태도라며 비판하고 있다. 물론 그들의 입장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나, 배우이기 전에 그도 사람이다. 두려움과 절망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은 비겁한 게 아니라 어떻게 보면 큰 결단을 내린 용기이기도 하다.
중도에 포기했다고 해서 그를 실패자로 몰아붙일 수 없다. 건강을 회복한 후 다시 전처럼 연기에 열정을 갖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김정현의 ‘시간’을 기대해 본다./ purplish@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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